중장년 실업문제 사회적 접근을
65세 인구 14% 차지 고령사회

▲ 김혜은 노사발전재단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

울긋불긋 거리의 가로수들과 알록달록 국화의 싱싱한 향기를 즐길 여유도 없이 쌀쌀한 날씨의 찬 기운부터 느끼는 이들이 중장년 퇴직자 분들이 아닌가 싶다.

“38년간 열심히 일했기에 좀 쉬고 싶었으나, 퇴직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마누라와 다툼이 잦아져 다시 일자리를 찾고 싶습니다” “동구에서 자그마한 식당을 경영했으나, 경기가 나빠져 취업할만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등 다양한 이유로 센터를 방문하는 중장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 11월10일 울산시는 동남지방통계청과 협업해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의 현황이 담긴 ‘울산 베이비부머 통계 완료 보고회’에서 울산 베이비부머의 인구는 17만4084명으로 울산전체 인구의 14.8%를 차지했고, 특·광역시 중 두 번째이며 전국 평균(14.3%)대비 0.5%P 높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업종의 위기 및 주력산업의 침체로 울산의 많은 중장년들이 실업을 겪고 있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기대수명이 82.1세라고 밝혔다. 이제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중장년들의 퇴직이 곧 은퇴가 아니라 새로운 전직의 시기가 되었고, 이제는 재취업 또는 전직의 준비는 재직 중에 숙고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신뢰받는 고용노동 전문기관의 비전을 가진 노사발전재단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2015년 10월, 북구 연암동 친환경 급식센터에 개소를 해서 벌써 2년 넘게 중장년의 전직지원 서비스를 진행해 오고 있다.

사업내용으로는 교육사업인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전직스쿨, 재도약, 특강 등을 실시하고 있고, 상담 업무인 1:1컨설팅을 통한 전직 서비스, 재정지원사업인 장년고용지원제 등의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재직 또는 구직 중에 길어진 인생 후반부를 설계해 볼 수 있는 생애경력설계서비스에서 “퇴직후 향후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최고의 선물을 받은 느낌입니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새로운 일을 선택함에 있어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등의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도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것은 중장년들의 실업자 증가와 이들의 재취업의 어려움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에서 임시직이 매달 10만 명 안팎으로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퇴직자 10명 중 3명은 자영업을 선택하면서 60세 이상의 자영업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적자 내지 120만원 미만의 소득을 내면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중장년들의 실업 문제는 이제 사회문제로 받아들려야 할 시점이다. 올해 8월 65세 인구가 전체인구의 14% 이상이 되는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따라서 중장년의 인구와 실업자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장년의 실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인생후반부 질 높은 삶을 위해서는 경제적 욕구와 소속의 욕구가 함께 만족되어야 한다. 이런 기본욕구의 충족을 위해서는 당연히 취업, 즉 일자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퇴직 후 중장년들의 재취업은 너무나 힘든 문제다.

따라서 중장년들의 전직의 범위는 경력을 활용한 재취업 뿐만 아니라, 경력과 다른 업종의 취업, 창업, 사회적 경제, 귀농, 귀어, 귀촌, 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향으로 모색되고 실질적인 일자리들이 확보 되어야 100세 시대의 도래를 진정한 기쁨으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울산시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울산시 사회 각계각층에서 중장년의 일자리 문제에 대해 보다 깊이 연구되고, 논의되어 중장년들의 인생 후반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혜은 노사발전재단 울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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