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말 부산에서 갑자기 30대 신혼부부가 실종된 사건의 용의자가 지난 8월 노르웨이에서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 사건을 남편이 주도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SBS캡처.

 

지난해 5월 말 부산에서 갑자기 30대 신혼부부가 실종된 사건의 용의자가 지난 8월 노르웨이에서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 사건을 남편이 주도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8월 한국인 30대 여성 A씨가 노르웨이 현지에서 붙잡혀 국내 송환을 위한 재판을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신혼부부 실종 사건은 지난해 5월 발생했다. 부산 아파트에서 살던 신혼부부가 지난해 5월 28일 이후 갑자기 연락이 끊긴 것.

아내인 B씨(35)는 전날 오후 10시께 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귀가했고, 남편 C씨(35)는 실종 당일 오전 3시께 집에 들어오는 모습이 아파트 폐쇄회로(CC) TV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후 부부가 전화도 받지 않고 집이나 직장에도 나타나지 않자 가족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아파트 곳곳에는 무려 22개의 CCTV가 길목마다 설치되어 있었지만 두 사람이 귀가하는 모습 이외에 부부가 15층 집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부산 남부경찰서는 통신기록을 조회해 남편 C씨의 휴대전화가 28일 오전 부산 기장군에서, B씨의 휴대전화는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부근에서 꺼진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왜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각각 전혀 다른 곳에서 꺼진 것인지 이유를 밝히진 못했다.

경찰은 남편 C씨와 친분이 있는 A씨를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A씨가 결혼 전 남편 C씨에게 수차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또 A씨는 국내에서 체류하는 동안 현금만 사용해 행적을 감추는가 하면 경찰에도 자신의 행적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노르웨이에서 체포된 A씨에 대해 범죄자 인도 요청을 한 상태이며, 노르웨이에서 체포된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9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부산 신혼부부 실종 사건에 대해 “남편 C씨의 행적이 수상하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C씨는 이전에도 잠적했던 적이 있었고, 첫사랑 A씨가 결혼을 한 후에도 두 사람은 지속해서 만났다”며 “C씨는 결혼 후 휴대전화 두 대를 사용하면서 한 대는 오로지 A씨와의 통화에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가 마지막으로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은 지난해 5월 28일이다. 남편은 이날 자신이 일하던 식당의 동업자에게 하루 쉬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아내 B씨도 직장 동료에게 일하러 못 간다는 문자를 보냈는데, 평소와는 달랐다고 전해졌다. 평소 B씨는 띄어쓰기를 제대로 했는데 이 문자는 이상하게도 띄어쓰기가 전혀 안 되어 있었던 것이다.

손 변호사는 이와 같은 정황을 볼 때 누군가 아내 B씨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문자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또 “아내 B씨의 동료가 다음 날 전화하자 남편 C씨가 전화를 대신 받아 ‘B씨가 당분간 출근하지 못한다’라는 말을 하고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마치 실종을 예고하는 듯이 남편이 ‘내일 못 가요’라고 말한 것이 희한하다. 남편의 행적에 수상한 부분들이 많이 포착된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남편의 가족들 역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남편의 가족들이 처음에는 굉장히 불안해하면서 실종신고를 했는데, 나중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남편의 가족들은 아내의 가족에게 실종신고를 한 사실을 알리지 않아 B씨의 가족들은 나중에서야 B씨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고도 밝혔다.

손 변호사는 또 “실종 당일 남편의 전화는 부산 기장군에서 전원이 꺼졌다”며 “반면 아내 휴대전화는 같은 날 오후 400km나 떨어져 있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인근에서 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연일지도 모르겠지만, 남편의 부모님 집이 천호동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 변호사는 “남편이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며 “실종 당일 CCTV를 봐도 아내가 들어가고 몇 시간 후 남편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후 사라진다. 아내는 바로 연락이 완전히 끊겼지만, 남편은 통화도 하고 문자를 보낸 흔적들도 남아있다”며 “남편이 사건을 주도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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