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가 비교적 적은 ‘젊은 도시’ 울산에서의 고령자 자살이 전국 평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의 발전을 이끌어 온 산업전사로 가족과 사회의 중심에 있었던 이들이 은퇴한 이후 설 자리를 잃으면서 극도의 빈곤과 소외감을 극복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울산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빈곤하거나, 외롭거나, 일을 하지 않을 수록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크게 높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빈곤 노인과 비빈곤 노인의 자살생각 영향 요인에 관한 종단 연구’를 감안, 지역 특성에 맞는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고령화 사회(고령인구 7%이상~14%미만)로 분류되고 있는 울산의 올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11만2000명으로 전체인구의 9.6%를 차지, 전국 평균(13.8%)보다 4.2%p 낮다.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가구도 6만4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15.0%로, 전국 20.5%에 비해 5.5%p 낮았다. 고령자 단독가구 또한 2만 가구로 전체 단독가구의 18.4%를 차지, 전국(24.0%) 평균보다 5.6%p 낮았다. 남자보다 여자가 3.0%p 많다.

반면 울산의 고령자 자해(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54.3명으로 전국 평균(53.3명)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자의 고의적 자해(자살)가 여자보다 5.4배나 높았다. 연령별로 75~79세(83.2명), 80세이상(70.1명), 70~74세(44.3명) 등의 순을 보였다.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 정신적 질환 및 장애가 주된 자살이유로 분석된다.

현재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2020년이 지나면 울산은 전체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30년이면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령가구 비중도 2011년 11.8%에서 2030년이면 33.7%로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과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난 고령자들의 자살이 얼마나 늘어날지 걱정이다.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 노후대책 없이 경제능력을 상실한 고령자일수록 우리 사회가 더욱 보듬어야 한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 방치해 자살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무책임한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에서의 노인인구는 어려웠던 과거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산업역군이었다. 자신의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가난을 되물림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자녀들에게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게 했다. 앞선 세대에 대한 부양의무까지도 감당했다. 더 이상은 혼자서 막다른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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