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격세증여는 장모 결정…관여할 여지 없었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김기선 의원이 준비한 과거 의원시절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을 강조하는 자신의 발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10일 인사청문회에서는 홍 후보자의 검증자료 미제출 문제를 두고 야당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반면 여당은 개인정보인 만큼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자료 열람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홍 후보자 감싸기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한국당 소속 의원을 상대로 파악한 결과 미제출된 자료가 41건에 달했다”며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 회의진행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홍 후보자의 중학생 딸이 외할머니로부터 증여받은 건물에 대한 증여세를 내기 위해 어머니와 2억 2000만 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야당은 모녀간 작성된 차용증과 딸이 이자를 납부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금융거래내역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홍 후보자는 딸과 배우자의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

▲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이 '홍종학 7대 의혹' 자료를 통해 질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사인 간 거래 내역이 제출된 적은 없지만, 여러 의혹 제기가 있는 만큼 관련 자료를 청문위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중재에 나섰다.

홍익표 의원도 “개인정보는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제출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19대 국회에서도 본인 동의하에 특정 장소에서 열람한 적이 있는 만큼 간사 간 협의로 (열람)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제안했다.

박재호 의원은 “정치하는 남편을 둔 부인을 생각하면 (자료 제출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과거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도 통장 거래 내역을 제출했고,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자녀의 통장명세를 제출했다”며 “여당에서 사인 간 거래 내역이 제출된 적이 없다고 감싸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손 의원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으면 해명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봐도 되겠냐”며 “청문회를 무력화시키지 말고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중기부 장관을 하겠다는 분이 부인과 딸 간의 금전 거래 내역을 개인정보라고 내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 사실 자체가 탈세가 되느냐 아니냐의 단초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연혜 의원도 “국세청에서도 가족 간 채무에서 꼬박꼬박 이자가 지불됐다는 금융거래내역이 없으면 증여로 본다”며 “제기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말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가세했다.

윤한홍 의원은 “딸의 국제중 입학 서류도 학교 측에서는 준비했지만, 후보자가 동의하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고 했다”고 질타했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홍종학 “격세증여는 장모 결정…관여할 여지 없었다”
“저도 복잡하고 답답”…“회계법인에 최대한 법에 따라 처리해달라고 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장모와 자녀의 격세증여를 통한 절세 논란에 대해 “증여는 전적으로 어머님(장모)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모와 배우자, 딸 사이에 이뤄진 재산 증여 과정에 대해 “그때 국회의원 현직에 있었고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어머님 의사에 크게 반대할 수 없었다”면서 이같이 해명했다.

그는 배우자, 장모 등 가족 간에 이뤄진 거래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냐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질의에 “그 당시 저는 총선 승리를 위해 밤을 새우고 일할 때였다. 여기에 깊숙이 관여하지 못했다”며 “다만 현직에 있을 때여서 회계법인에 증여세를 더 내도 좋으니 최대한 법에 따라 처리해달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어머니께서 결정하셨지만, 미성년자가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청년이 된 후 권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처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방식이 너무 복잡해서 저희에게도 복잡하고 답답한 사정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자의 부인과 딸은 홍 후보자 장모로부터 부동산 증여를 받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지분을 나눠 받는 ‘쪼개기 증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부의 대물림에 관한 지금의 견해에 대해 “우리 경제에서 부의 대물림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과도하게 될 때 건강한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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