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복당파, 당 망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洪에도 ‘부글부글’
복당파 “일일이 대응 않지만 싸울 각오는 돼 있어”

바른정당 통합파 8명의 자유한국당 복당에 반발하며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소집을 요구한 의원총회가 다음 주 초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의 1차적 표적은 복당한 의원들이지만 성토의 칼끝은 홍준표 대표에게까지 뻗쳐있는 상황이다.

내주 의총에서 양측의 불만이 충돌하며 세(勢) 대결 성격을 띨 경우 통합파 8인 복당 이후 새롭게 재편된 당내 권력 지형의 양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리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총 소집 요구서가 들어온 만큼 당규에 따라 내주 초 의총을 여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친박계 이완영 의원은 15명 의원의 서명을 받아 의총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친박계의 1차적 타깃은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복당한 의원 8명이다.

전날 친박계 사이에서는 이번에 복당한 황영철 의원이 과거 한겨레 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한국당은 망했으면 좋겠다”라고 발언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돌기도 했다.

한 친박 의원은 통화에서 “다들 부글부글한다. 이렇게까지 당을 깎아내렸던 사람들이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양 복당하니 그간 어려운 시기에 당에 남아 고초를 겪었던 나머지 의원들로서는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들의 불만은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내주 의총장은 복당파뿐만 아니라 홍 대표를 향한 성토장이 될 공산이 크다.

이런 기류를 감지한 듯 홍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불만 세력을 ‘잔박’(잔류친박)이라고 규정하면서 기선 제압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일부 잔박들이 당 대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패악”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전날에도 ‘당랑거철’(螳螂拒轍·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는 행위)이나 ‘응석 부리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의총 소집 요구서에 서명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의 미래를 고민하는 고뇌 어린 당내 구성원들의 생각을 싸잡아 그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말 자제해야 한다”며 “홍 대표의 그런 면이 중도층과 젊은층의 지지를 갉아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당한 의원들은 일단 ‘로키 행보’를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난이 계속된다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내비치고 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저희가 일일이 그분들의 성명이나 이런 데 대응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도 “일정 정도의 시간에 그것이 잠재워지지 않고 계속 저희를 물고 늘어지는 행태가 지속되면 그때 가서는 할 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복당 의원도 통화에서 “어차피 싸울 각오를 하고 들어온 것”이라면서 “당내 구도는 홍준표 대표 플러스 김무성 의원 대(對) 친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총 소집 과정에서 당내 투톱의 균열이 또다시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다.

정 원내대표가 당 내홍이 노출되는 자리가 될 것이 뻔함에도 지체하지 않고 내주 의총을 열기로 한 것은 ‘홍 대표 단독으로 복당을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공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이 최고위원회의 의결 사안이라는 데 무게를 실으며,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않고 출당을 강행한 홍 대표와 이견을 보인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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