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체육단체에 공문…‘라 마르세예즈’ 민족주의적 가사에 거부감도

▲ 프랑스 국기.

‘자유·평등·박애’의 나라 프랑스에서 체육장관이 모든 경기 시작 전 무조건 국가를 제창하라고 지시했다가 전체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는 라우라 플레셀 프랑스 체육부 장관이 최근 모든 운동 경기 시작 전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 제창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 종목의 각급 체육경기단체에 보내 물의를 빚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플레셀 장관은 공문에서 국가제창 방침을 프랑스 내 각급 운동 경기로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플레셀 장관의 이러한 지시에 대해 SNS상에서는 저항과 조롱이 이어졌다.

‘라 마르세예즈’의 가사가 시대에 맞지 않게 호전적이고 민족주의적이라는 게 이유다.

▲ 라우라 플레셀 프랑스 체육부 장관.

프랑스 혁명이 한창이던 1792년 스트라스부르에 주둔한 프랑스군 장교 클로드 조제프 루제 드 릴이 병사들의 사기와 애국심을 고취해줄 노래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아 만든 게 라 마르세예즈다.

몇 년 전 잠깐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진군을 촉구하며 “(적군의) 더러운 피로 우리의 땅을 적시자”는 후렴구 가사는 이민자와 유색인종이 뒤섞여 사는 프랑스의 현실에 맞지 않고 이민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프랑스 대표단 기수였던 플레셀 장관은 전국 체육협회에 학교 스포츠 리그 경기에서도 국가를 제창하도록 하고 모든 학생이 가사를 외우게 하라고 지시했다.

프레셀 장관은 “어린 사람이 영원히 챔피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는 언제나 프랑스인일 것”이라며 “경기 유니폼과 국기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스 프로축구협회 ‘리그앙’(1부 리그)의 노엘 르 그라에 회장은 플레셀 장관의 지시를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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