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와 사기꾼이 손잡고 희대의 금융 사기꾼을 잡으려는 내용의 영화 ‘꾼’.

20일 개봉 앞둔 새영화‘꾼’
희대의 금융사기사건 소재
빠른 전개와 반전 등 묘미
‘조희팔사건’ 다룬 전작들과
중층적 얼개로 차별화 시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같은 편끼리도 밥 먹듯 속고 속이고, 수시로 뒤통수를 친다.

영화 ‘꾼’ 이야기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꾼’은 검사와 사기꾼이 손잡고 희대의 금융 사기꾼을 잡으려는 내용의 범죄오락영화다. 지난해 개봉했던 ‘마스터’나 ‘조작된 도시’ ‘원라인’처럼 케이퍼무비(범죄 계획과 실행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의 전형을 따른다. 빠른 전개와 속임수, 반전, 개성 강한 캐릭터들 등 미덕이 될만한 요소를 고루 갖췄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보다는 상업영화로서 안전한 길을 간다. 참신함보다는 기시감이 앞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화는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에게 돈을 떼인 서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절망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곧이어 장두칠이 해외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이후 8년이 시간이 흐른다. 사기꾼만 골라 사기를 치는 지성(현빈 분)은 장두칠이 살아있다고 믿고, 과거 그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 박희수(유지태)에게 ‘공조’를 제안한다. 여기에 박검사의 비선 조직인 ‘사기꾼 3인방’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 과장(안세하)이 합세하고, 장두칠을 유인하기 위한 새판을 짠다.

이미 눈치챘듯, 영화는 5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 범행으로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조희팔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마스터’나 ‘쇠파리’ 등에서 다룬 소재지만, 중층적인 이야기 구조로 변주를 줬다. 박희수는 장두칠 검거 이외에 또 다른 비밀 작전을 세우고, 지성 역시 그만의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계략을 꾸민다. 두 사람이 펼치는 두뇌 플레이를 따라잡으려면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야 할 정도다. 둘이 그리는 ‘빅픽쳐’는 마지막에 가서야 실체가 드러난다.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만듦새는 무난한 편이다. 다만, 속고 속이는 패턴이 반복되는 데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다소 느려지면서 짜릿한 반전의 쾌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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