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국민의당, ‘부적격 당론’ 채택…한국당은 회의 자체도 거부
與, 한국당엔 “의혹해명 외면한 채 파행”…국민의당엔 “호남민심이 기억할것”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3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애초 산업위는 이날 오전 10시에 전체회의를 열고 홍 후보자의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당과 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야당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회의 일정이 오후 3시로 한 차례 연기됐고, 이후에도 계속 열리지 않다가 오후 5시가 넘어야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청문보고서 의결은 이뤄지지 않았고 여당 의원들의 대야(對野) 성토 발언이 이어진 뒤 산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으로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현재 산업위는 민주당 12명, 한국당 11명, 국민의당 5명 바른정당 정운천·무소속 김종훈 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어 여당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적격’ 판정과 함께 청문보고서 채택을, 한국당이 ‘부적격’ 당론과 함께 청문보고서 채택 불가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의총을 열고 홍 후보자에 대한 반대를 당론 채택했다.
그러나 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한 부분은 산업위원들에게 위임했고, 이에 국민의당 산업위원들은 두 가지 방안을 내놨다.
첫 번째는 홍 후보자의 적격·부적격 의견을 병기한 보고서를 한국당을 포함한 모든 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산업위의 다수 의원이 홍 후보자의 부적격을 말했고, 소수 의원만이 적격이라고 했다’는 점을 보고서에 명시한다면, 한국당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국민의당이 회의에 참석해 보고서를 채택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자는 한국당이 전체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또 후자는 여당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모두 불발됐다.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회의에서 “한국당은 (홍 후보자의 의혹이) 국세청 자료를 통해 해명됐음에도 끝내 외면한 채 파행하고 퇴행했다”며 “일부 야당 의원은 거나하게 술까지 드시고 들어와 청문회장을 어지럽혔는데, 청문회에서 어느 국무위원 후보자에게 도덕적 자질을 지적할 수 있는지 자문해보라”라고 쏘아붙였다.
또 국민의당에 대해선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를 겨냥해 “개별 의원들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끝까지 두 대표가 자율적 선택을 방해했다”면서 “호남의 민심이 어떤지 되돌아보라. 오늘 이 청문회에서 끝까지 보고서가 거부되도록 지시한 김 원내대표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의락 의원도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을 향해 “지금 이 회의는 오전 11시에도 할 수 있었고 오후 3시에도 할 수 있었다”며 “오늘 될 듯 될 듯 미루면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게 한 데 대해 손 간사에게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소속 장병완 위원장도 “위원장으로서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날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홍 후보자 임명 문제의 ‘공’은 사실상 청와대로 넘어가게 됐다.
1차 보고서 채택 시한은 인사청문회 후 3일 이내인 이날이다.
이날까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청와대는 10일 이내에 보고서를 재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수 있으며, 이 기간에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홍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