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복귀파 첫 FA 체결
kt와 4년 88억에 계약
FA 영입전 본격화 전망

▲ kt와 계약한 황재균(가운데)이 13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계약을 체결한 후 kt wiz 유태열(왼쪽) 사장, 임종택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 wiz 제공

‘유턴파’ 황재균(30)이 2017년 프로야구 고액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의 문을 화끈하게 열었다.

황재균은 13일 kt wiz와 4년간 계약금 44억원, 연봉 11억원 등 총 88억원을 받는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황재균은 지난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FA 승인 선수 공시 후 8일부터 열린 FA 시장에서 문규현(롯데 자이언츠·2+1년 총액 1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계약을 마쳤다. 올해 해외 복귀파 중에선 처음이다.

kt는 황재균 영입으로 3루수와 중심타선을 동시에 보강할 수 있게 됐다.

황재균은 2006년 2차 3라운드로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 전신)에 입단했고, 2010년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국가대표로 선발돼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 프리미어12에서 우승 멤버로 뛰었다.

특히 2016년에는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97득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타율 0.154, 홈런 1개, 5타점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0시즌 1184경기 타율 0.286, 115홈런, 594타점 등이다.

황재균은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영입을 제안한 kt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프로 데뷔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였던 수원에서 다시 뛰게 되니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1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하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며 “kt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수원을 비롯한 kt 팬들의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임종택 kt 단장은 “황재균 선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내야수이며, 특히 2016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에 접어드는 선수여서, 우선 영입 대상에 올려놨다”며 “이번 국내 복귀와 함께 우리 구단이 제시한 팀·선수 성장 비전과 황 선수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며 최선의 결과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kt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가 끝난 뒤인 오는 27일 오후 2시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내 빅토리 라운지에서 공식 입단한다.

한편 황재균의 몸값이 공개됨에 따라 다른 구단들도 이제 ‘눈치작전’을 접고 적극적으로 FA 대어 영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승인받은 선수 중 황재균처럼 대어급은 손아섭(29·롯데 자이언츠)과 민병헌(30·두산 베어스)이 꼽힌다.

메이저리그 잔류와 국내 유턴을 저울질하는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를 합하면 3명으로 늘어난다.

셋은 황재균과 비슷한 또래다. 또 KBO리그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겨 공격과 수비에서 분명히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도전과 KBO리그 잔류를 놓고 고심 중이다.

메이저리그에 남더라도 계약 기간 1+1년에 높은 보장 금액을 기대할 수 없는 김현수 역시 국내 복귀를 선택지로 쥐고 있다.

김현수가 국내 유턴을 전향적으로 고려하고, 그의 원소속팀인 두산이 적극적으로 김현수 영입을 고려한다면 민병헌은 다른 둥지로 옮길 게 유력하다.

같은 외야수인 김현수와 민병헌을 둘 다 잡기엔 두산으로선 벅차기 때문이다.

야구계에 따르면, 올해 득점에 어려움을 겪은 삼성 라이온즈와 류중일 신임 감독 선임 후 성적 상승을 기대하는 LG 트윈스가 전력 보강을 위해 FA 시장 물밑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거액 투자를 아끼지 않은 두 구단이 지갑을 열면 손아섭, 민병헌, 김현수의 몸값도 예상보다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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