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상’에서 주인공을 연기하는 아이비. 연합뉴스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
주인공 마츠코역 맡은 아이비
캐릭터 대한 애정 발판 삼아
눈물·웃음 자연스럽게 표현
“딱맞는 옷 입었다”는 호평도

“세상 사람들이 겪는 문제 대부분은 거의 애정결핍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누구나 삶의 어떤 부분에서는 결핍을 느끼는 것 같고, 그 결핍을 극복하지 못해서 여러 삶의 선택을 하는 것 같아요. ‘마츠코’도 결국엔 지독하게 사랑을 받고 싶어 했고, 사랑을 주고 싶어 했던 여자라는 점에서 짠해요.”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주인공 마츠코를 연기 중인 아이비(35)는 2007년 동명의 영화가 국내 개봉됐을 때부터 이 작품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고통스럽고 슬픈 상황에서도 명랑 만화처럼 툭툭 털어버리는 느낌에 반했다”며 “그래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대본도 안 읽고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작품 참여 배경을 밝혔다.

일본 유명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소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3)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평범한 중학교 교사였던 마츠코가 폭력남과의 동거, 유부남과의 불륜을 거쳐 윤락녀, 살인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마츠코는 사랑만을 갈구했지만, 사랑에서 끊임없이 멀어진다. 결국 그는 ‘혐오스럽다’는 딱지 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다.

“사람들이 프로필의 마츠코 사진을 보고 다 저 아니냐고 물어봐요.(웃음) 마츠코랑 제가 많이 닮았나 봐요. 일단 어떤 거 하나에 꽂히면 아무것도 뒤돌아보지 않는 추진력과 열정이 비슷한 것 같아요.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는 점도 공통점이고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발판 삼아 아이비는 무대 위에서 마츠코의 눈물과 웃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낸다.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창작 뮤지컬이다 보니 극 흐름이 산만하고 마츠코가 왜 이토록 사랑을 갈구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지만, 아이비는 “여러 의견을 듣고 작품을 계속 다듬고 있다. 생략과 함축이 많은 것도 우리 작품의 매력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방어했다.

섹시한 여가수, 통통 튀는 끼 많은 연예인 이미지를 여전히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지만, 무대 위에서 만나는 그는 확실한 ‘뮤지컬 디바’다. 2010년 뮤지컬에 새 도전장을 내민 그는 벌써 8년 차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이다.

‘시카고’의 ‘록시 하트’ ‘위키드’의 ‘글린다’ ‘아이다’의 ‘암네리스’ 등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주요 역할도 줄줄이 따냈다.

“긍정적이고 단순한 성격”이라고 자신하는 아이비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이름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작년에는 갑자기 무대 공포증까지 맞닥뜨려야 했다.

“항상 따뜻함을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기도해요. 어떤 작품이든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보고 관객들이 긍정적이고 좋은 기운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배우로서 성취하고 싶은 목표 전부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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