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부문은 아직 美 따라잡지 못해

▲ 중국의 슈퍼컴퓨터 선웨이 타이후즈광.

‘과학 굴기(堀起)’를 부르짖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SCMP가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집계한 ‘톱 500 프로젝트’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는 202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미국은 143대로 중국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이 순위는 독일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각국의 슈퍼컴퓨터 보유 대수와 연산속도 등을 집계해 매년 두 차례 발표한다.

직전 조사인 지난 5월만 하더라도 미국(169대)이 중국(159대)보다 더 많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다섯 달 만에 상황이 뒤집혔다.

세계에서 연산속도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지위도 중국이 차지했다.

▲ 중국의 슈퍼컴퓨터 톈허 2호.

중국 선웨이(神威) 타이후즈광(太湖之光)이 1위에 올랐고, 역시 중국산인 톈허(天河) 2호가 그 뒤를 이었다.

스위스, 일본의 슈퍼컴퓨터가 3, 4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5위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세계 1위에 오른 선웨이 타이후즈광의 연산속도는 93페타플롭스로, 미국 에너지부가 보유한 타이탄(17.6페타플롭스)을 압도한다.

1페타플롭스는 초당 1000조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선웨이 타이후즈광은 중앙처리장치(CPU)를 비롯해 모든 부품을 중국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중국 동부 우시(無錫)의 국립슈퍼컴퓨터센터에 있는 선웨이 타이후즈광은 기후 모델링과 생명과학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이밖에 해킹, 테러 위협 등을 막는 데도 쓰인다.

중국의 부상에 자극받은 미국도 더욱 뛰어난 성능을 보유한 슈퍼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억 5800만 달러(약 2900억 원)를 투입해 엑사플롭스 수준의 연산속도를 구현할 슈퍼컴퓨터 개발에 나섰다.

엑사플롭스는 초당 100경 번의 연산처리를 할 수 있는 속도다.

다만 슈퍼컴퓨터 하드웨어에서 중국이 급부상했지만, 아직 소프트웨어 부문은 미국에 뒤처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과학원 컴퓨터과학 국가중점연구실의 차오지엔원 연구원은 “이번 순위는 각국의 슈퍼컴퓨터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슈퍼컴퓨터는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오 연구원은 “중국이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나라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좋은 토대를 닦았지만, 어떻게 그 사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 아는 데는 10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컴퓨터 경쟁이 결국 더욱 많은 자금 투입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의 IBM 200 슈퍼컴퓨터가 내년에 선웨이 타이후즈광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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