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호 KBS 이사장.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노조)가 73일째 파업 중인 가운데 KBS 이사회의 이인호 이사장이 “KBS 사장 퇴출은 방송 독립성을 저해할 것”이라며 고대영 KBS 사장 퇴진 요구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임시이사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현 KBS 사태는 사원 사이에서 누적된 불만, 불안, 의기소침 등이 민노총 산하기구인 KBS노조 집행부의 정치적 의도와 맞물리면서 고 사장 퇴출과 이사장, 이사진 사퇴 요구로 폭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사장에 대한 사원의 불신임률이 높다 하더라도 이런 복합적인 문제들이 사장과 이사진 퇴출로 해결될 것이라고 볼 근거는 없다”며 “사장이 노조나 정부의 압력으로 임기 전에 밀려나는, 방송의 자율과 독립성에 직접 저해가 되는 나쁜 선례가 또 하나 추가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KBS가 거대한 공룡처럼 스스로의 몸도 가누기 어렵게 된지는 오래된 일”이라며 “모두에게 불행한 사태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방송사가 정치권력의 부당한 간섭을 막아내지 못하고 권력을 견제한다는 명분 아래 방송노조 스스로가 정치 권력화 함으로써 방송인으로서의 본문을 망각하기 시작한 데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MBC 김장겸 사장이 지난 13일 강제 퇴출당한 것이 가장 비근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현재 파업중인 KBS노조에 “KBS에 대한 여러분의 충정과 현재의 고충을 십분 이해한다”며 “어려움 속에서라도 우리가 모두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를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고 사장에게 “노조의 사장퇴진 요구가 아무리 부당하다 하더라도 사원들과 대화와 상호배려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사원들이 고 사장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서로 반목하게 되는 후유증을 앓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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