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강진 다시 발생하자

한수원 내진설계 안전강조에도

원전 집중 동해안 주민들 동요

울산탈핵단체 긴급 기자회견

“지진평가 제대로 조속 실시를”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16일 울산시청 앞에서 규모 5.4 포항 지진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 및 신규 핵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지난해 9월 경주 강진에 이어 1년여만에 울산과 인접한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하면서 원전 인근 동해안 원전벨트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발전소 6기가 있는 월성원전은 수명을 연장한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가 있고 전국 원전 가운데 포항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약 45㎞ 거리다.

여기에다 경주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까지 운영 중이고 지난해 국내 역대 최강인 규모 5.8 지진이 발생한 터라 지진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월성원전 인근에 사는 김모(50)씨는 “어제도 상당히 놀랐고 원전 측에서 이상이 없다고 연락이 와 믿고 겨우 안정을 취했으나 원전을 끼고 살다 보니 지진이 나면 겁이 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나 사업자 측에서 안전하다고 하니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큰 지진이 이어지는 만큼 내진 보강을 더 한다든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탈원전단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16일 울산시청 앞에서 포항 지진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리·신고리핵발전소 주변은 382만명이 살고 있고, 대단위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하다보니 단 한 차례의 지진에도 후쿠시마보다 훨씬 가혹한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며 “지난해 경주에 이어 이번 포항 지진으로 양산단층대가 활동성단층임이 확실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모든 활성단층에 대한 최대지진평가를 제대로,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동남권의 모든 핵발전소의 운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년여만에 강진을 다시 경험한 울산시민들 사이에선 지진 피해에 대비한 보험 문의도 속출하고 있다. 지역의 한 보험설계사는 “포항의 지진 피해를 직접 또는 영상으로 목격한 고객들로부터 지진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는 전화가 잇따라 걸려오고 있다”며 “일부 보험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월 1만원대 지진 보험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포항 지진이 원전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국내 원전 24기는 규모 7.0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신고리 3호기를 제외하고 모두 6.5로 내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운영 중인 원전 24기 가운데 3기(한울 1·2호, 고리 2호)는 내년 6월까지 내진 보강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1기 가운데 월성 1호기는 내진 보강 후 규제기관 승인을 완료했으며 20기는 내진 보강 완료 후 규제기관이 심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왕수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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