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희비 엇갈리고

학교장 재량에 등교 달라

경찰은 시험지 보안 강화

수험생 행사도 차질 입어

▲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울산시교육청에 마련된 수능 문답지 보관 장소에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애초 수능일이었던 16일 울산교육당국과 일선 학교들이 등교를 해야 할지, 수업시간 및 학사일정 조정여부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고3 수능생들은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고 낙담하는가 하면, 일부는 “시간을 좀 벌었다”며 안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험지 보안 총동원,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울산교육청은 이날 수능 시험장인 26개 고등학교는 모두 휴업을, 비시험장 31개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등교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유·초·중·특수학교는 정상등교토록 했다. 하지만 초·중학교 각 1곳과 비시험장인 고등학교 8곳, 특수학교 1곳은 임시휴업을 하면서 일부학생들이 등교여부와 등교시간 등을 제때 알지 못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찰과 교육당국은 인력을 총동원해 수능 시험지 보안도 강화하고 있다. 초유의 수능연기 사태로 휴업령이 발효된 울산에서도 일부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산 유·초·중·고·특수학교 249곳 중 212곳만 정상등교하고 37곳이 휴업함에 따라 겨울방학 일수를 조정해 수업일수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학교 교육과정운영 학사일정 및 수업일수 확인에 철저를 기하기로 했다. 또 학교별 비상연락망도 재정비에 나섰다.

◇수능 연기…“시간벌었다”

“컨디션 조절 실패걱정” 시각차

수능 연기로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16일 수능 일정에 맞춰 기존에 세워둔 계획이 틀어지면서 대입 면접 등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김모(18·울주군 범서읍)양은 오는 18일 한 대학교 수시전형 면접이 예정돼 있다. 16일 수능을 치른 뒤 본격적으로 면접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능만 23일로 연기되고 면접 일정은 16일 오전 현재까지 변경되지 않다보니 혼란을 겪고 있다. 김양은 “수능과 면접 모두 중요한데 지금 상황에서 수능에 올인하기도, 그렇다고 면접에 치중하기도 어려워 혼란스럽다”며 “수능이 연기된 지금 상황이 너무 싫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3 학생은 “수능 연기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 컨디션도 맞춰 놨는데 연기되니 진이 빠진다”며 “일주일 더 공부할 생각하니 짜증이 난다. 문제집 버린 친구들도 많은데 다시 뭘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반면에 못다한 시험 준비를 할 시간을 며칠 더 번 셈이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험생도 있었다.

한 학생은 “처음에는 허탈했지만 솔직히 아직 공부가 덜 마무리된 상태여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일부 기관·단체의 수능생 대상 행사 등도 차질을 빚게 됐다.

울산남목청소년문화의집은 제10회 대한민국청소년밀알영상제의 작품 접수 기간을 연기했다. 영상작품 제출을 준비해 온 전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일주일 미뤄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먼저 집중하도록 영상작품 접수마감일을 기존 오는 24일에서 30일로 수정한 것이다. 다만 접수된 영상작품에 대한 시상식(밀알영상제)은 당초 예고했던 일정대로 12월16일 치러진다. 사회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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