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전달되는 진도계산

▲ 현대자동차가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로서는 최초로 지진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했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2공장 생산라인 전경.

진도 5.0 이상땐 가동 정지
모든 근로자 공장 밖 대피
생명 위험땐 대피도 가능
현대기아차, 내달 31일까지
지진피해 차량 수리비 지원

현대자동차가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로서는 최초로 지진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했다. 이번 매뉴얼은 지진 대비 설계 면에서 선진국인 일본 자동차 업체의 대응 체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할 때 전국 생산공장의 근로자 대피 기준을 가장 먼저 마련했다. 대피 기준은 진원지와 공장 간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공장에 실제로 전달되는 진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즉, 진앙의 지진 규모보다는 생산공장에 도달하는 실제 진도를 우선시한 것이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 지진은 규모 5.4였으나, 실제 울산공장에 도달한 진동은 진도 3으로 파악되면서 정상근무가 이뤄졌다.

그러나 새로운 매뉴얼에 따르면 생산공장에 전달된 진도가 4.0 이상일 경우 공장 가동을 일시 정지하고, 근로자는 작업장 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진도가 5.0을 넘게 되면 곧바로 공장가동을 정지하고, 모든 근로자를 공장 밖으로 대피시킨다.

대피 기준과는 별도로 근로자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 스스로 대피하도록 매뉴얼은 정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한 지난 9월 울산 4공장을 시작으로 소재공장, 5공장에서 지진 대응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올해 말까지 현대차는 나머지 공장에서도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지진 매뉴얼 제작을 구상한 것은 지난해 9월 경주 지진이 계기가 됐다.

당시 현대차 노사는 매뉴얼 제작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아이치현 도요타시 방재훈련센터, 도요타 렉서스 큐슈 공장, 닛산 큐슈 공장, 이스즈 토카이 사, 도요타 외주업체인 자동차 부품 물류사 나카야마 운수 등을 방문 지진 대피 기준, 컨트롤타워 운영, 대피·복귀 의사결정 시스템 등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다음달 31일까지 지진 피해 차량 수리비 지원, 무료 세차 서비스 등을 진행한다.

고객이 지진 피해 차량을 직영 서비스센터나 ‘블루핸즈’(현대), ‘오토큐’(기아)에서 수리하면 비용을 최대 50%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수리 후 무료 세차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은 자차 보험 미적용 고객을 대상으로, 300만원 한도 안에서 이뤄진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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