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출 사회부 kbc78@ksilbo.co.kr

지난 1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지난 7월 출항 후 5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둔 신태용호가 올해 마지막 A매치(축구 국가대표 경기) 경기인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이 열렸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에 2대1로 승리하고 A매치 2연승에 도전하는 경기였다. 울산에서 A매치가 열린 건 지난 2013년 6월 이란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4년5개월 만이었다.

당시 한국은 이란에 0대1로 패했다. 이란전에서는 총 4만3343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세르비아전은 평일 밤에 열리는 경기였지만 이날 한국과 세르비아의 평가전에 관중 3만560명이 찾아 오랜만에 울산에서 열린 A매치의 열기를 느꼈다.

이날 경기는 세르비아와 1대1로 비겼지만 쌀쌀해진 날씨에도 3만명이 넘는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신태용호를 응원했다. 경기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됐지만 경기 2시간 전부터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하지만 3만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같은 시간대에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몰리면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문수축구경기장 앞 문수로에는 양쪽 방면 4차선 마다 관중들이 타고 온 차들로 빽빽했다. 쌀쌀한 날씨 탓에 서둘러 귀가 하려는 관중들이 경기가 끝난 뒤 몰려나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단체로 관람 온 관중들을 태우러 온 미니버스부터 경기를 보고 나오는 일행을 태우려는 승용차들이 엉키면서 차들이 이중삼중으로 몰렸다.

경기장 앞쪽에 울산대 방향으로 건너가는 지하보도가 있었지만 일부 관람객들은 지나가는 차량을 피해 8차선 대로를 무단으로 횡단해 건너면서 아찔한 상황을 연출했다. 길거리에는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도 등장해 혼잡을 더욱 부추기기도 했다.

교통과 주차관리 인력으로 관계기관 직원 등이 대거 투입됐지만 관람객들의 시민의식은 실종된 듯 보였다. A매치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이라면 경기장 밖에서도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선진 관람문화가 아닐까. A매치에 한국 국가대표팀은 경기장 내에서 경기에 비겼지만, 관람객들은 경기장밖에서 관람문화 수준에서 패했다.

김봉출 사회부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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