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5분 이내에 소방차·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는 ‘5분 도착률’, 즉 울산의 ‘골든타임’ 확보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민들이 위기상황에서 적절한 시간내에 구조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시민적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응급대응 전략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산업수도 울산의 특성을 감안, 소방관서와 안전센터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화재 등 재해나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소방차와 구급차를 보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울산시소방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7대 특광역시의 골든타임 확보율 현황을 제시, 2016년 기준으로 소방차 화재현장 도착률이 서울 91.2%, 부산 83.8%, 대구 83.4%, 대전 76.6%, 광주 74.1%, 인천 67.7%, 울산 66.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울산은 올해 9월말 기준으로도 64.1%로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구급차 도착 평균 시간도 2016년 7.6분, 2017년 6월말 기준 8.0분으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울산의 소방·구급 분야 지표들이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화재발생 건수가 7대도시 중 최고이고, 위험물 제조업체 수가 전국 최다인 반면 출동 면적 대비 소방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탓이다. 울산의 부끄러운 안전 현주소다.

울산시는 국내 최고의 안전도시를 목표로 대형 재난사고 예방체계를 강화하고 UN 방재안전도시 인증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재난 상황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필수요건인 소방·구급대의 ‘골든타임 확보율’ 등 재난 대비책은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방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화재나 사고, 재해 등에 대비하면서 일상생활 안전교육에도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더불어 소방·안전 관련 업무와 예산의 우선 순위를 높여 소방관서의 질적인 개선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물론 국가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소방·안전관련 업무와 예산을 국가가 모두 책임지지는 못할지언정 지역실정에 맞는 소방정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골든타임 확보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소방관서와 사고발생지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소방관서 설치가 이뤄져야 되며, 이는 정부 지원없이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에 내년 개소 예정인 북부소방서 설립부터 앞당길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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