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1년2개월만에 1100원선 붕괴 후 등락 거듭

유가·금리상승에 이어 원화강세까지 겹쳐 시름 깊어

유가와 금리 상승에 이어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최근 소폭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울산 수출기업들에게 또다시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1096선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결국 전일보다 3.1원 오른 1100.6원에 마감해 가까스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선’을 지켰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년2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하락한 후 1100원선을 지지와 저항선으로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원화는 국내 경제 회복세와 흑자지속,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 행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수사 등 미국 정치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대비 상대적인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강세로 수출의존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울산지역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울산 지역 수출 중 대기업 비중은 87%에 달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급속히 상승하면서 ‘균형 환율’을 넘어서 한국국경제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1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7~9월) 기준 균형 환율이 1183.9원이지만 11월 평균 환율은 1116.0원으로 한국 경제가 대내외에서 경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보다 원화 가치가 5.7% 고평가됐다고 분석했다.

균형 환율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없이 일정 기간 국제수지 균형을 가져오는 환율이어서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수출 둔화 등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기업들 사이에선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상승했다고 수출 가격을 그만큼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화될 경우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달러 환율이 10%P 하락하면 수출 가격은 1.9%P 올리는 데 그치고, 나머지 8.1%P는 결국 기업이 손실로 떠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다만, 원화 가치 상승은 원화로 평가한 수입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 소비자물가 안정과 기업 생산비용 절감, 해외투자 유인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밝혓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손익을 결정하는 손익분기점 환율을 중소기업은 1046원, 대기업은 1040원으로 보고 있다.

아직 손익분기점까지는 다소여유가 있지만, 환율 하락속도가 워낙 가팔라지고 있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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