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환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경제는 일류, 정치는 이류.”

언제부터인가 정치를 빗대어 회자되는 문구다. 1964년 수출 1억달러를 시작으로 2015년 수출 5355억달러를 이룩한 우리나라다. 수출국가 순위로 보면 유럽연합을 빼면 세계 5위이고 5091억달러를 수출한 프랑스보다 앞선다. 이러니 경제가 일류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와 반대로 정치는 이류라니. 정치의 도움없이 수출국가 5위라는 실적이 가능했을까를 생각하면 쉽사리 수긍이 가지 않는다. 어찌된 영문인가? 분명한 것 하나는 우리 정치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원화되고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정치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잘못된 정치는 국민을 도탄에 빠트리지만 올바른 정치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런 면에서 정치인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현실은 정치인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심지어 선거가 있게 되면 뽑을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일제에 36년간 통치받고 6·25 동족간 전쟁으로 폐허가 돼버린 우리나라 아니었던가? 가난과 배고픔 밖에 없던 이 나라가 세계 경제대국으로 일어선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공을 무시할 수 없다. 분명 그 공은 인정받아야 하고 존경받아야 한다. 그 공이 묻혀지고 그들에 대한 비난이 가해지는 것은 분명 과(過)가 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과의 중심에는 정치자금이 있다.

정치활동 자체가 국가 경제를 일으키는 순기능적 요소이기에 정치자금은 그자체로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통치자금이라는 명분으로 일부 정치인들은 기업인 또는 이해관계자로부터 정치자금을 몰래 받는다. 법에서 정하고 있지 않는 불법 정치자금이다. 세상에 공짜가 있으랴? 불법 정치자금을 낸 기업인이나 개인이 바보가 아닌 이상 낸 금액 이상의 특혜를 누리려 할 것이다. 여기에서 불법이 저질러진다. 불법 대출과 사업허가, 심지어 공공사업의 발주가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불법 대출을 받은 기업은 부실할 수밖에 없다. 대출금액도 갚지 못하고 결국엔 파산한다. 이익 창출도 되지 않는 공공사업은 중단된 채 버려지기도 한다.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정치인과 기부자들이 철창신세를 지는 기사를 접하면서 국민은 분노하며 외친다. 정치인은 다 도둑이라고. 이러한 현실은 정치가 이류라는 인식을 국민의 가슴에 깊이 심어 놓는다.

그 해결 방책은 오직 하나다. 정치자금이 투명해야 한다. 투명한 정치자금이 되려면 정치인과 국민의 노력이 반드시 합쳐져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법이 허용하는 소액 기부를 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그 돈을 낸 국민의 마음을 읽고 정치를 할 것이고 그 정책은 국민의 복지로 돌아온다. 이에 반해 정치 불신만 가지고 기부도 하지 않는다면 정치인은 불법 정치자금의 유혹을 받을 것이고 그 결과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결론적으로 정치자금은 분명히 필요한 것이고 그 정치자금의 투명 정도에 따라 일류 국가가 되기도 하고 이류국가가 되기도 한다. 투명한 정치자금은 국민의 도움 없이는 결코 만들 수 없다. 내 호주머니의 돈이 정치 일류를 만드는 밑거름이다.

박주환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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