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에 걸맞은 날씨가 자연의 흐름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다가왔다가 지나가지만, 우리에게 특별한 순간에 더 격하게 다가오는 날씨가 있다. 바로, 오늘처럼 ‘수능시험 날’ 같은 날이 그렇다.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도 춥게 느껴지고, 평년보다 약간만 낮아도 한파처럼 다가오는 날인 것 같다. 경북 포항의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되고 치러는 시험이라 수험생들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 듯하다.

아직 11월 가을이지만 일찍 찾아온 겨울 추위가 거세다. 북극 바렌츠해의 얼음 면적이 줄고 시베리아에 많은 눈이 쌓인 것이 대기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대개 얼음은 햇빛을 반사시키지만, 바닷물은 햇빛을 흡수하는데, 이런 상대적인 기온차로 저기압이 생성되어 눈비를 뿌리고, 이런 이례적인 저기압 생성이 시베리아 대륙고기압의 발달에도 영향을 줘서 한반도에 이른 추위가 찾아오게 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한반도 부근에서 정체된 상공의 대기 흐름은 시베리아에서 대륙을 달려온 한파가 한반도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말까지는 추운 겨울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상청 산하 국립전자기상연구소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 사람의 뇌파에서는 평상시보다 약 30배에 가까운 강력한 세타(θ)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강력한 세타(θ)파가 대기 중의 수증기 분자 운동에 영향을 미쳐서 분자의 발산온도를 평균보다 30% 떨어뜨린다’라는 수능한파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일시적으로 또는 국지적으로 기온이 급감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현상이 수험생이 적은 인근 지역과 도심지역의 온도차를 발생시켜 강한 바람을 만들어 시험한파를 나타내게 한다는 설명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에는 그만큼 수험생을 비롯한 가족들의 스트레스가 크다. 스트레스로 굳어진 몸과 마음이 날씨로 인해 더 굳어지지 않도록 수험생들은 더욱 따뜻한 옷차림에, 마음으로 만들어낸 추위에 찬바람이 더욱 강해지지 않도록 편안한 마음가짐에 더욱 신경써야겠다.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 파이팅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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