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에선 채용박람회 등 취업과 관련된 행사들이 연이어 열렸다. 지난 13일 중구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울산채용박람회’에는 하루 동안 구직자 5000여 명이 몰려 최근 극심한 취업난을 실감케 했다. 22일 남구청에서도 울산지역 기업 32곳이 참여한 구인·구직 행사가 열렸다.

지역에서 열린 취업 관련 행사에서는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크게 눈에 띄었다. 몇 년 새 울산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이 줄을 잇고 있는 데다 조선업·자동차 등 울산의 주력산업 침체로 퇴직을 앞당기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깊어지는 청년실업 문제에다 중·장년층의 일자리 찾기가 이어지면서 산업도시 울산도 일자리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전년 동월과 비교해 9.2%나 감소했고, 실업자 수는 지난 2016년 5월 1만9000여 명 이후 17개월째 2만 명을 웃돌고 있다.

다양한 채용·취업 관련 행사에 시민들이 대거 몰리는 것도 그만큼 구직자들의 일자리 찾기가 절박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13일 채용박람회에서 한 50대 구직자는 “이전에 조선업에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일감 부족으로 관련 일자리는 찾기 어려운 것 같다. 조건만 맞는다면 조선업 분야가 아니더라도 일자리를 찾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2일 열린 구직자 자기PR 콘테스트는 일반적인 기업의 면접전형이 아닌 기업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대중 앞에서 자신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였다. 구직자들로서는 생소하고 또 선뜻 나서기 어려웠을 테지만 여러 명의 울산지역 청년구직자들은 취업에 대한 강한 의지로 자신의 강점과 장점, 역량 등에 대해 스스럼없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한 지원자는 “취업을 앞두고 이렇게 기업 인사담당자들 앞에 서니 많이 떨린다. 이 떨림이 좋은 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이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지원자의 말처럼 울산을 비롯한 전국 청년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주력산업의 업황 회복과 고용 미스매치 등 일자리문제가 하루빨리 해소돼 울산지역 청년들이 취업난이라는 긴 터널 속을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

서정혜 경제부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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