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한국위원회, 27일 국제회의

▲ 일본 하시마 탄광에서 거주했던 구연철(87)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 '메이지(明治)시대 산업유산'은 규슈(九州)와 야마구치(山口)현에 있는 근대화 산업시설 23곳을 아우른다.

그중에는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의 소재였던 이른바 '군함도', 즉 나가사키(長崎)현 하시마(端島) 탄광도 있다. 일제강점기 하시마 탄광에서는 많은 조선인이 가혹한 노동에 내몰렸다. 하시마 탄광은 오늘날 일본에서 근대화의 상징으로 언급되지만, 한국에서는 수탈과 억압의 현장으로 인식된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하시마 탄광처럼 각국의 역사 인식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쟁유산의 해석 방법을 고찰하기 위한 학술회의를 외교부와 함께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다고 25일 밝혔다.

모피둘 호크 방글라데시 해방전쟁박물관 이사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되는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분쟁유산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나카타 마쓰노부 일본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일본이 메이지시대 산업유산을 세계유산에 등재할 당시 "전체 역사를 조명하는 해석 전략에 주목하라"고 했던 유네스코의 권고를 살펴보고, 올바른 역사 해석을 촉구하는 한일 시민단체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어 섀런 빌 호주 GML 헤리티지 대표는 2010년 세계유산이 된 호주의 교도소 유적을 소개하면서 이 교도소들이 18∼19세기 영국이 호주에 죄인을 수용하기 위해 설립한 시설이라고 설명한다.

또 로드 비티 태국·미얀마 죽음의 철도박물관장은 사실(史實)과 일반인의 역사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에 대해 논한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세계유산 전문가들이 분쟁유산의 해석에 관해 활발하게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5년 일본 정부가 메이지시대 산업유산을 세계유산에 등재할 때 약속했던 사항을 이행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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