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공감을 통해 이뤄지는 소통
4차산업혁명시대 사회 변화에 맞춰
IoT·AI등 바탕의 새 소통법 찾아야

▲ 김종국 서울교통공사 서비스안전센터장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그리고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나의 생각과 마음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나의 전달방식과 표현방법은 물론 상대방의 의식과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다. 특히 그 대상이 대중이나 다수 국민일 경우 지난 정부처럼 ‘불통’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니 전체의 이해와 공감의 일치를 이끌어 낸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5월 서울지하철 양 공사가 하나로 통합된 조직으로 상이한 조직문화를 하나로 아우르는 기업문화융합(PMI)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 중이다. 계층 간의 업무 및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공통된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고 기준과 절차를 통일하는 것이 그 첩경일 것이다. 본사 정책부서에서 근무하다가 현업기관장의 소임을 맡고 보니 아직은 현장실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내가 결정권자이긴 하지만 업무담당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논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탑-다운(Top-Down)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직원들로서는 다소 의아한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적극적인 의사개진과 함께 책임감을 잘 발휘하고 있다. 결국 소통이란 이해와 공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고 서로 양보하는 가운데 조직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이라 생각해 본다.

얼마 전 삼촌께서 돌아가셨는데 아들이 없으니 장조카인 내가 장례를 도맡는 입장이 되고 말았다. 외국 유학을 거쳐 박사 학위를 받고 국내와 외국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두 딸은 분명 뛰어난 재원이자 인정받는 지식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의 장례관습과 집안의 법도 앞에서는 ‘절대난감’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선 미망인이 된 숙모님과 여동생들의 입장을 하나하나 들어보고 내가 아는 한의 절차와 방식에 대해 말씀드렸다. 결정이 어려운 일은 경험과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장례지도사의 조언을 들어가며 적용 가능한 복수의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형제들과 일가친척의 도움으로 무사히 장례를 치르고 상속 등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기까지 유족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법적인 권리나 결정에 대한 개입 없이 장조카의 도리를 다 할 수 있었음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요즘을 일컬어 ‘4차산업혁명시대’라 한다. 의사소통을 언어나 몸짓, 화상 등의 물질적 기호를 매개수단으로 하는 정신적, 심리적인 전달과 교류를 의미하는 동시에 자신의 뜻과 생각을 주고받는 일련의 연속적 과정이라 정의할 때 앞으로의 사회적 소통은 더욱 복잡다단하게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다.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컴퓨팅 파워,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이런 것들이 촉발하는 사회·경제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소통방법이 필요하리라 본다. 물론 학습과 교육 등을 통한 지식적 접근과 정보의 공유, 소통기술 등도 필요하겠지만 소통의 근본은 경청과 배려, 이해와 양보, 존중과 공감의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사회적 이슈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가 ‘신뢰’와 ‘불신’ 그리고 ‘소통’이라 한다.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과 같은 재난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소통 부재’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소통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만큼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새로운 소통 패러다임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희망사항을 첨언해 본다.

김종국 서울교통공사 서비스안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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