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윤리는 리더 윤리수준과 비례
기업 생존 연관된 윤리경영 정착위해
리더는 더 큰 윤리적 책임감 가져야

▲ 우명수 LG하우시스 울산주재임원(상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작년부터 시행되면서 기업의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러기업들이 임직원의 윤리의식 강화를 위해 담당부서 및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윤리경영을 최우선 경영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비단 국내 기업에 국한된 움직임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 사이에는 윤리경영이 중요한 업무활동의 기준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이며, ‘GE’ 및 ‘존슨앤 존슨’을 비롯한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적인 기업 윤리규범을 정립, 건강한 기업 체질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리경영이란 막연히 기업은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더 나아가 기업이나 종업원에 관한 도덕적 규범이나 규칙, 경영자의 올바른 가치관, 임직원의 정직한 행동, 정당한 실행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추구하는 경영정신을 뜻한다. 이익의 극대화가 기업의 목적이지만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다는 의식과 경영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기업윤리 의식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 결국 기업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그간의 사례가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사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모그룹의 ‘의인상’은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취지에서 제정돼 많은 사회적 공감을 얻고 있다. 또한 2003년 국내 모그룹이 외국계 대주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았을 때 울산시민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모그룹의 주식 사모으기’ 운동을 벌인 것은 모그룹이 울산에 자연생태공원을 짓는 등 대규모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보답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기업의 연속성을 결정 짓기도 한다. 윤리경영이 뿌리내린 기업은 조직투명성 및 공정한 경쟁으로 투자자와 고객 등에게 신뢰도를 높이면서 기업이 발전적 방향으로 성장하나 윤리적이지 못한 기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기업의 윤리경영 리더십 부재에 기인한다.

조직의 윤리수준은 그 리더들의 윤리수준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리더십 지위가 다른 사람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리더는 더 큰 윤리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기업 리더의 공통점은 이해관계자의 이익, 타인의 이익을 경영활동시 항상 고려하고, 조직의 윤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항상 관심을 기울인다.

윤리경영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미국의 ‘엔론(Enron)’을 들 수 있다. 미국 Fortune지는 엔론을 6년간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회사’로 선정했으나 2001년에 수백억 달러의 빚을 안고 결국 파산하게 되었다. 실제로 회사는 수년간 차입금에 의존한 무리한 신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나 이를 숨기고자 분식회계를 해왔다. 상위 경영자들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그들은 파산전 자신의 소유 주식을 처분한 후 회사를 떠났다. 이는 단순히 기업 스캔들이나 정치 스캔들이 아닌 사회전반의 지식층의 비윤리적 리더십에서 기인된 범죄였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부패 사건을 비롯 기업의 해체 위기를 맞는 원인은 윤리경영 더 나아가 윤리경영 리더십의 부재에 기인한다. 윤리경영 리더십의 중요성과 파급력에 관해 더 많은 이해와 노력이 필요한 때다. ‘도덕 교과서처럼 살아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암묵적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리더는 겉과 속이 달라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합리적 명분으로 끼워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명수 LG하우시스 울산주재임원(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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