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달 울산 남부소방서 서장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 소설(小雪)이 지나자마자 눈소식과 함께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체감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최근 화재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재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소방지휘관인 본인에게는 화재가 잦아지기 시작하는 겨울 문턱 앞에서 국민과 소방공무원 모두가 안전한 겨울을 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실해진다.

소방의 소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뜨거운 화마 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소방공무원들의 생명과 안전 또한 이루 말 할 수 없이 중요하기에 겨울은 개인적으로 인간적인 고심이 깊어지는 시기다.

올 겨울 우리 모두가 안전한 겨울을 나기 위해 소방관서에서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정책이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일상의 소소한 생활습관 속에 안전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염두에 둔다면 화재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방서는 해마다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취약시설 안전점검, 화재예방교육, 소방정책 홍보 등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며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는 겨울철을 대비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많은 소방력을 투입해 겨울철 화재예방 안전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 시기에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다름 아닌 각자의 소중한 보금자리이기도 한, 개인의 주거공간 및 일터이다. 이는 개인의 방심, 무관심 등 안전의식 부재에서 오는 결과이기도 하다.

내 가족과 보금자리, 내 주변의 안전을 위해 다음 사항을 꼭 기억해 두자.

첫째, 주택용 소방시설 점검이 필요하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형경보기가 있다. 그리고 관계인이 직접 소방시설을 작동점검할 수 있는 환경마련과 자율설치문화 확산 및 자기 책임성 강화로 기본적인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의식을 가져야겠다.

둘째, 장애인, 임산부, 노인, 어린이 등 피난약자가 거주하는 시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내 가족이 머무르는 요양병원과 유치원, 어린이집, 장애인시설, 특수학교, 산후조리원에서 정기적인 안전교육, 훈련을 실시하는지, 소방시설을 점검하는지를 체크해 봄으로써 안전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셋째, 전통시장, 다중이용업소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전통시장은 보이는 소화기 및 비상 소화장치 사용법 교육과 자율소방대 구성으로 자체대응능력을 확대해야 하며, 다중이용업소는 비상구 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안전로프, 추락위험 경고표지) 보완 및 사고사례 전파를 통한 시설 유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각자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공간은 안전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소중한 가치이다.

소방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국민 소방안전정책이 타력이라면 개개인의 안전의식은 자력이라 할 수 있다. 소방관서와 개개인의 안전의식이 씨줄 날줄처럼 엮여서 반듯하게 짜여질 때 올겨울 ‘안전한 겨울나기’라는 목표가 무사히 달성되어 국민의 안전이 곧 소방공무원의 안전으로도 이어지게 될 것이다.

소방공무원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국민의 손을 가장 먼저 잡아주는 ‘국가의 손’이다. 어려운 근무여건이지만 국민들이 소방을 신뢰하는 만큼 위험에 처해 구조를 기다리는 소중한 생명을 생각하면 밥 먹던 숟가락도 놓고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게 되는 것이 소방공무원의 본능이다. 특히 화재가 잦아지는 겨울의 문턱 이 맘 때부터는 소방공무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더해진다.

쌀쌀한 날씨 속에 겨울 방한잠바로 바꿔 입고, 출동태세를 갖추기 위해 월동준비를 하고 있는 후배 소방공무원 한명 한명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든든한 모습을 지켜보며 올 겨울도 안전하게 잘 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김성달 울산 남부소방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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