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협상 후 감액규모 증가 가능성…남북협력기금 837억 감액

▲ 26일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실에서 여야 3당 간사들이 참여하는 '조정 소소위' 개시에 앞서 여야 3당 예결위 간사와 기획재정부 차관이 대화하고 있다.

백재현 “치열한 논의 계속, 마무리 못 해 대단히 송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 예산안 심사를 법정시한 내 끝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가 한 달가량 예산안 심사를 이어갔지만, 일부 쟁점 사안을 두고 여야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백재현(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장은 30일 오후 5시께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과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은 국회법이 정한 예결위 예산안 심사 마지막 날이다. 예결위는 치열한 논의를 계속했지만, 자동 부의(12월 1일)를 몇 시간을 앞둔 이 시각까지 마무리 못 해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가장 큰 쟁점 사안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과 공무원 증원은 합의를 못 했고, 세법 개정안 심사도 완료하지 못했다”며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한정된 자원을 적재적소 배정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아있는 쟁점 사항을 조속히 매듭지어 (예산안 국회 통과 법정시한인) 12월 2일 본회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3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백재현 예결위원장이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사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유후덕 간사, 국민의당 황주홍 간사, 백재현 예결위원장, 자유한국당 김도읍 간사.

예결위는 지난 3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 심사에 들어갔다.

이후 예산안 조정소위가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감액 심사를 벌여 여야가 대립한 사업 172건을 보류항목으로 분류했으며, 이어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이 참여한 예산조정 소소위가 가동됐다.

예산조정 소소위는 지난 26일부터 예결위 심사 법정시한인 이날까지 보류된 항목을 중심으로 감액 심사를 이어갔다.

예결위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아동수당, 기초연금, 건강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 등은 여야 3당 원내지도부 차원의 협상틀로 넘겼다.

누리과정을 둘러싼 이견도 좁혀지지 않아 지도부 논의 테이블로 넘어갔다.

예결위 소소위는 다만 쟁점 예산이었던 남북협력기금은 837억 원 삭감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예결위 간사인 황주홍 의원은 기자들에게 “남북협력기금은 일반회계 전입금 1200억 원 중 400억 원을 감액해 800억 원 남았고, 남북협력기금 규모 전체로는 1조 462억 원 중 837억 원 감액해서 9624억 원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당이 ‘퍼주기·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며 삭감을 벼른 읍면동 혁신 사업과 7개 장관급 상설위원회 신설 등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생활안정 자금 지원은 원안 그대로 유지됐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사업 예산도 아직 ‘보류 딱지’를 떼지 못한 것을 전해졌다.

▲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예산안 쟁점 협의를 위한 여야 3당 원내지도부, 예결소소위 합동 회동에서 각당 예결위 간사들이 먼저 우원식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국회 예결위 자유한국당 간사 김도읍,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후덕 의원.

현재까지 예결위가 심사를 벌여 감액한 규모는 1조 80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예결위 조정소위의 감액 규모가 6600억 원이고, 전날까지 조정 소소위에서 1조 2000억 원이 좀 안 되는 금액이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액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업에 더해 여야 지도부로 공을 넘긴 쟁점 예산도 남아있어 전체 예산의 감액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해마다 예산안에서 감액되는 규모는 3∼4조 원 정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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