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기자 문화부

빵집 앞을 지나다가 갓 구어낸 빵 냄새를 맡아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오븐에서 이제 막 구어져 나온 따끈따끈한 빵 냄새는 식욕을 자극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행복감을 안겨준다. 빵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울산에서는 갓 구어낸 빵만큼이나 그윽한 문화의 향기가 퍼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남구 신정동에는 옛 울주군보건소를 리모델링한 ‘아르코공연예술연습센터@울산’이 문을 열었다.

말 그대로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공연예술 전용 연습공간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 센터는 중연습실, 대연습실, 세미나실, 샤워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예술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주는 무대와 더불어 그 작품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연습공간이다.

소규모의 공연이라면 크게 상관 없지만 규모가 큰 공연이라면 그에 걸맞는 넓은 연습공간이 필요하다.

한 지역예술가는 “울산의 경우 지역예술인들이 자유롭게 모여 소통하고 함께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 아르코연습센터가 문을 열면서 예술인들의 든든한 아지트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남구 장생포에서도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공간이자 전시장인 ‘아트스테이’(구 신진여인숙)와 청년작가들의 레지던시 ‘창작스튜디오’가 개관했다. 지자체가 나서 젊고 유망한 작가들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작업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울산은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라는 타이틀과 함께 ‘문화의 불모지’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성장과 발전에만 매진해 온 울산이 차츰 변화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물론 지역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이 몇개 늘어났다고 당장에 울산이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마치 농부가 한해 농사를 위해 이른 봄부터 밭을 일구듯이 말이다. 그리고 단단한 땅을 양분삼아 지역 문화계가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려 그 향기가 더욱 짙어지길 바란다.

이우사 기자 문화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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