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안전 시행기준 1종(최고등급) 시설물에 해당하는 울산국가산업단지 용연~청량IC 도로 구간에 있는 덕정교의 구조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말 하자보수 만료 기한(2년)을 앞두고 울산시가 도로 포장 하자를 점검하다가 교량보(거더)와 교대 사이 이음새에서 이상을 발견했다. 덕정교는 GS건설이 시공해 2015년 12월31일 개통한 연장 220m, 폭 20m의 왕복 4차로 교량이다. 만 2년이 되지 않은 시설물에서 구조적 변위가 발생, 부실시공 우려까지 낳고 있는 것이다. 시는 교통통제 수준까지의 위험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작은 틈도 보여서는 안되는 게 교량안전이다. 서울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악몽이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불안전 요인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안전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울산시가 편성한 전문가 점검반에 따르면 덕정교의 교량보는 강합성(철제) 상자모양으로 일체형이다. 교량보의 시작과 끝 양쪽 지점에는 교대가, 그 사이에는 교각 3개가 각각 교량보를 떠받치고 있다. 문제는 동쪽 교량보와 교대 사이의 이격 거리에 이상이 생겼다. 철제로 된 교량보와 콘크리트로 된 교대는 항상 80~150㎜ 정도 이격해야 안전한데, 동쪽의 교량보와 교대 이격 거리가 1~52㎜로 매우 좁은 상태인 것이 확인된 것이다. 교량보와 교대가 서로 맞닿게 되면 콘크리트로 된 교대 벽체가 파손되고, 결국에는 교량 안전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시는 교량 전체에 대한 조사와 검사를 시행하고 정밀 안전진단에 따라 변위의 원인이 파악되면 보수·보강을 하기로 했다.

정부는 21층 이상의 호텔과 백화점은 물론 대형 교량·항만·댐 등 1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등급을 내년부터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 16층 이상의 호텔과 백화점, 1종 시설물에 포함되지 않은 중소형 교량·항만·댐 등 2종 시설물에 대한 민간 안전진단 기관의 점검 결과는 공공기관이 다시 검증한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시설물의 안전도를 높여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참사 등과 같은 후진국형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시설물 안전관리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완전 시설물에 대한 허술한 관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지금까지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3년전 32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다리 밑부분을 이루고 있는 트러스 이음새가 건설 당시부터 잘못된데서 시작됐고, 이를 확인하지 못한 허술한 안전점검이 큰 몫을 담당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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