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홍콩 행정장관, 경찰에 사건 수사 지시

▲ 홍콩 육상선수 베라 류 라이유(呂麗瑤)가 페이스북에 올린 미투 캠페인 동참 사진.

홍콩의 유명 육상선수인 베라 류 라이유(呂麗瑤)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베라 류는 자신의 23번째 생일인 전날 페이스북에 ‘#METOO’라고 쓴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자신이 13살 무렵 육상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베라 류는 “어느 날 코치가 몸이 너무 굳은 것 같다며 안마를 해주겠다고 제안해 망설임 없이 응했다”며 “인간적으로 매우 신뢰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집에서 안마를 해주겠다는 제안에도 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 코치가 자신을 안마해주는 척하다가 속옷을 벗기고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베라 류는 폭로했다.

그녀는 “이후에도 이 사실을 폭로할 용기가 없었지만, 미국 금메달리스트 맥카일라 마로니의 성추행 폭로를 보고 용기를 내서 이 사실을 폭로하게 됐다”고 밝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따낸 체조 선수 맥카일라 마로니(21)는 13살 때부터 팀 닥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지난달 폭로했다.

‘허들의 여왕’으로 불리는 베라 류는 지난 9월 아시안 인도어 게임(Asian Indoor Games) 여자 60m 허들 경기에서 홍콩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 홍콩에서 매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는 자신을 성추행한 코치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경찰에 이 사건을 수사하라고 지시했으며 성폭행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도움을 청할 것을 호소했다.

홍콩 각계에서도 베라 류에 대한 성원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으며, 해당 코치는 근무하던 스포츠 클럽에서 정직당하고 경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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