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軍 대응사격 안 한 것에는 “대응할 시간 20초뿐…상황·여건 안됐다”

 

내년 키리졸브 일정변경 질문에 “브룩스 美사령관과 공식코멘트 말자고 했다”
백승주 “美, 동맹국 의견 무시할수 있는 게 현실” 주장에 宋 “미국이 본래 그런 나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일 북한 병사 귀순 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군에 의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보고체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긴급 상황 발생 시 합참에 15분 내 보고해야 하는데 당시에는 18분이 지난 후 뒤늦게 보고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맞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 의원이 “사단장·군단장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추궁한 데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에는 상황이 조금 모호했다”면서 “총격 상황 때문에 빨리 원대복귀를 하려고 지휘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북한) 병사가 넘어왔다는 것을 알고 증원 계획을 세우려고 했는데 그 찰나가 순간적으로 너무 빨리 지나간 느낌이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우리 군이 당시 북한군 총격에 대응사격을 안 한 것에 대해서는 “대응할 시간이 20초밖에 없었다”면서 “제가 실제 가서 겨냥할 수 있는가 없는가도 확인하고 왔는데 상황과 여건이 안 되고 교리와 작계상 해결이 어려운 국면도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이해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군이 사격한 13초는 매우 긴 시간이라는 지적에는 “13초가 짧다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앞서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북한 군이 북한 병사 귀순 시 13초간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또 북한이 지난달 29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민항기 등에 미리 경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몇 시에 쏠지 알릴 수가 없으므로 우리가 예측하고 알리는 것은 제한을 받는다”면서 “우리 민방위 체계에 대해 더 검토해서 징후를 알 때 알리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지 판단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 전력확보와 관련, “이번에 한 동시 타격훈련도 실전이었으면 우리가 먼저 때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선제타격과 북한의 대응으로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묻는 말에는 “대비 계획을 만드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또 미국의 선제타격론과 관련,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미국이 동맹 국가의 의견을 무시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자 송 장관은 “미국이 본래 그런 나라”라면서 “우리도 준비하고 있고 작전계획도 재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작전 개념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가 평창패럴림픽 올림픽과 기간이 겹치는데 훈련을 중단하느냐, 아니면 계획대로 하느냐’는 질문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의 얘기는 ’공식코멘트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시기가 되면 국민에게 알려드릴 것인데 여러 변수를 따지면 지금은 좀 그러지 않는 게 한미간에 좀 낫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 일정에 대해 공식코멘트를 안 하는 것이 중국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동시 중단) 차원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것은 상관없다. 국가 이익 전체를 위해서 그런 스탠스 갖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에 대한 한중 국방 채널 간 소통과 관련, “중국에 있는 (우리나라) 무관에게 하라고 했는데 면담도 안 해준다고 해서 한국 대사관의 (중국) 무관을 불러서 실무적 접촉을 먼저 하자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위는 2일 ‘북한 미사일 발사와 정전협정 위반 행위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토론하고 채택할 예정이다.

앞서 자유한국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 이날 회의에서 결의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으나, 관련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의사일정을 하루 미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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