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프랑스, 관례 깨고 대사 대신 부대사가 시상식 참석키로

▲ 10월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베아트리체 핀(왼쪽) ICAN 사무총장.

매년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각국 노르웨이 주재 대사가 참석하던 관례를 깨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올해는 부대사를 보내기로 했다고 AP와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3개국의 공통점은 핵보유국이라는 점이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해온 비정부기구(NGO) 연합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라는 점에 껄끄러운 심경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ICAN은 200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총회 기간에 결성돼 비핵화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7월 핵무기 전면 폐기와 개발 금지를 목표로 하는 ‘유엔(UN) 핵무기금지조약’이 채택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지난주 오슬로에서 열린 회의에서 노벨위에 부대사의 대리 참석 사실을 통보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올라브 니올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들이 (본국으로부터) ICAN과 핵무기금지 조약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라는 지침을 받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주노르웨이 미국 대사관은 “미국은 핵무기 폐지를 주장하는 조약에 조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세계를 더 평화롭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현재의 안보 위험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3개국 불참 소식에 베아트리스 핀 ICAN 사무총장은 “이들 국가는 핵무기 없는 세계에 헌신해야 하며, 시민사회의 노력을 축하해줘야 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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