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마이닝맥스 관계자·상위 투자자 등 총 18명 신병 확보

▲ 가상화폐 이더리움(PG).

가수 박정운(52)씨가 연루된 ‘2000억 원대 가상화폐 다단계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채굴기 운영을 대행한 미국업체 관계자와 상위 투자자들을 무더기로 또 구속했다.

인천지검 외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채굴기 운영 대행 미국업체 ‘마이닝맥스’ 관계자와 상위그룹 투자자 등 14명을 추가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로 마이닝맥스 관계자 3명을 구속하고, 경남지방경찰청이 구속한 이 회사 관계자 1명의 신병도 넘겨받았다.

이번에 추가로 구속된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 추천수당 수억∼수십억 원씩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상위 사업자로 불리며 피라미드식으로 하위 투자자들을 모은 이들이 추천수당 등으로 챙긴 금액은 1인당 최소 2억 원에서 최대 2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다.

가상화폐를 새로 얻으려면 수학 문제 등 어려운 수식을 풀어야 하는데, 이더리움 채굴기는 이 암호를 풀어주는 고성능 컴퓨터 기계다.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닝맥스는 투자자들에게 이 채굴기를 사도록 한 뒤 이를 대신 운영해 주고 수익금의 40%를 받아 챙겼다.

채굴기는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해 조립했으며 구매비용은 1대당 260만∼480만 원이었다.

마이닝맥스는 다단계 방식으로 인천과 창원 등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6000명가량인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 투자금은 2000억 원대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은 구매한 채굴기 수에 따라 ‘일반투자자’부터 ‘1∼5스타’를 거쳐 ‘명예졸업자’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나눠 불렸다.

이번에 추가로 구속된 이들 대부분은 ‘4스타’와 ‘5스타’로 다단계 피라미드의 꼭짓점에 있던 상위 투자자들이다.

자신뿐 아니라 하위투자자까지 포함해 1000대 이상의 채굴기를 보유한 ‘4스타’ 이상 등급에 가입하면 회사로부터 벤츠 차량도 받았다.

마이닝맥스는 가상화폐 채굴기 10만 대를 운영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았지만 실제로는 8000대를 보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 수만큼 제대로 가상화폐를 채굴할 수 없게 되면서 수익금 지급이 지연됐고, 급기야 하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며 돌려막기를 하다가 회장과 부회장은 해외로 도피했다.

▲ 1990년대 중반 가수 박정운씨.

검찰은 미국과 캐나다로 각각 도피한 회장과 부회장을 쫓는 한편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가수 박씨를 이달 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씨는 마이닝맥스의 계열사가 출자한 홍보대행업체의 대표를 맡아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규모가 크고 관련자가 많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단계에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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