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협력업체 출입증으로 조선소 드나들며 범행한 일당에 실형·집유

▲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전경.(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퇴사한 회사의 출입증으로 조선소를 드나들며 볼트 등 자재 약 5억 원 어치를 훔친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울산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A(39)씨는 조선소 출입증을 반납하지 않았다.

그는 조선소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69회에 걸쳐 볼트 등 자재 1380㎏, 710만 원 상당을 훔쳤다.

손쉽게 범행을 성공한 A씨는 더욱 대담해졌다.

그는 공범 B(33)씨와 함께 아예 고물상 1곳을 인수, 훔친 자재를 이 고물상을 통해 처분하기로 했다.

A씨와 B씨는 2015년 1월부터 4월까지 총 37회에 걸쳐 자재 6240㎏, 3200만 원 상당을 훔쳤다.

이들의 욕심은 더 커졌다.

A씨가 2명, B씨가 1명을 각각 더 끌어들였다.

이들 5명은 2015년 4월부터 1년여 동안 268회에 걸쳐 9만 2500㎏, 4억 7800만 원 상당의 자재를 훔쳤다.

훔친 자재는 고물상을 운영하는 C(54)씨 등에게 팔았다.

울산지법 형사4단독 이준영 판사는 상습절도와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범 A씨에게 징역 4년, B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또 A씨와 B씨가 끌어들인 공범 3명에게도 같은 혐의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3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8만 7299㎏, 1억 3700만 원 상당의 자재를 매입한 C씨에게는 업무상과실장물취득죄를 적용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30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300회 이상에 걸쳐 5억 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음에도 대부분 피해를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지인을 범행에 동원하고 고물상 사업자등록을 해 정상적인 업체로 가장했으며, 범행이 발각되자 거래했던 고물상들에게 ’거래 규모를 축소해달라‘고 연락하는 등 범행 은폐와 축소를 도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상위 고물상은 관행적으로 하위 고물상에 영업비밀인 고물의 출처를 묻지 않는다”는 C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C씨의 주장은 ’상위 고물상은 고물을 취득할 때 주의 의무가 없다‘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외형상 깨끗한 금속 자재의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 주의 의무 위반이 인정되고, 거래 중간에 출처가 조선소라는 점을 알았을 때부터는 장물취득죄의 미필적 고의 여부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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