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침체에 소비 위축·청탁금지법 등 영향

고급음식점 예약·매출 급감 종업원 감원도 검토

자동차·조선업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과 지난해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울산지역 외식·호텔업계가 연말특수 실종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한정식 전문점, 한우구이 전문점 등 객단가가 높은 고급 식당들도 송년회 등 모임이 많은 연말에는 원하는 날짜에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예약 문의조차 뚝 끊긴 상황이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J한정식전문점은 12월 식사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최근 2~3년 전만 해도 연말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예약 손님이 많았지만, 올해는 예약 문의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매출 감소로 인해 지난 8월 종업원 절반을 감원한 이 업소는 추가 감원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당 업주는 “최근 2~3년 전부터 울산지역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연말에도 손님이 줄어드는 등 영향이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너무 안좋아 문을 닫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다. 연말특수라고 하는데 우리 식당은 사정이 너무 나빠 고용하고 있는 직원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만원 이상의 코스요리가 대부분이던 이 식당은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8000원~3만원선으로 식사 메뉴를 새로 내놨지만, 손님이 크게 줄면서 매출 하락폭은 극심한 상황이다.

남구 삼산동의 한우고기전문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식당 업주는 “최근 관공서·기업체 등의 회식자리가 크게 줄면서 12월 들어 연말 예약이 지난해 70% 수준이다. 덩달아 매출도 30% 이상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연말 각종 단체의 송년행사와 모임 등으로 붐비는 호텔업계도 울산지역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오르는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감안하면 뷔페 등의 식대를 인상해야 하지만 얼어붙은 경기 탓에 식대 인상은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롯데호텔울산은 지난 2015년 12월 뷔페 가격을 주말 저녁기준 6만5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6.1% 인상한 뒤 2년 넘게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인건비와 식재료 등을 반영해 통상 연말께 가격을 조정하지만, 최근 2~3년간 이어진 울산지역 경기 침체로 인해 가격 인상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2년 넘게 뷔페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른 식재료비와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지역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을 우려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지회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는 소비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지만 울산은 주력산업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이 아직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연말을 성수기임에도 기업체 회식 등이 크게 줄면서 객단가가 높은 한정식전문점, 한우구이 전문점 등 고급음식점을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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