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버번 익스프레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와 인근 대학도시 사이를 운행하는 대형 셔틀버스업체가 중국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 샴페인에 기반을 둔 셔틀버스업체 ‘서버번 익스프레스’(Suburban Express)는 지난 2일 일리노이대학 재학생들을 상대로 발송한 겨울방학 귀가용 교통편 홍보 이메일에서 자사 버스 이용시 장점 중 하나로 “탑승객들이 당신처럼 생겼다. 중국에 가있는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꼽았다.

일리노이대학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고, 중국 출신들의 차림새가 눈에 띄는 점을 비꼰 것이다.

시카고 abc방송은 일리노이대학 재학생 4만 4000명 가운데 최대 5900명이 중국 출신이라고 전했다.

반발이 일자 이 업체는 “경쟁업체가 중국 유학생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한 소리”라면서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모든 비(非)백인에 대한 모욕으로 들릴 수 있었던 점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일리노이 주 간판 주립대학인 일리노이대학은 일리노이 출신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기관이어야 한다”며 이 대학의 높은 해외 유학생 비율을 비판적으로 언급, 문제를 악화시켰다.

WGN 방송은 이들이 실제 12%인 중국인 유학생 비율을 20%로 부풀려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대학은 성명을 통해 “이같은 인종차별적이고 편협한 발언은 우리 공동체 모든 구성원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규탄했다.

일리노이대학 학생 조직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연합’(APAC)과 ‘일라이나이 민주당’도 ‘서버번 익스프레스’의 진실성 없는 사과를 용납할 수 없다며 따끔한 대응을 촉구했다.

일라이나이 민주당 측도 “서버번 익스프레스 광고의 증오 범죄 가능성을 수사해야 한다”며 “이 업체의 납득하기 어려운 영업 관행은 이미 학생들 사이에 잘 알려졌으나,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경멸적 언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버번 익스프레스는 1983년 설립돼 시카고 지역과 6개 대학도시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수시 운행하며 수송객 수는 연간 10만 명 이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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