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인도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에서 나란드라 모디 총리가 주의회 선거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자와할랄 네루 초대 인도 총리의 증손자 라훌 간디(47)가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총재에 곧 취임할 예정인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직접 INC의 총재 세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5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서부 구자라트 주 주의회 선거 지원유세에서 라훌을 무굴제국 샤자한 황제의 아들 아우랑제브에 빗대 “무굴 제국에 선거가 있었느냐”면서 “우리는 아우랑제브의 통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네루-간디 가문의 INC 당권 장악을 비판했다.

모디 총리는 “자항기르 황제 다음에는 샤자한 황제가, 샤자한 황제 다음에는 아우랑제브 황제가 왔다”면서 “INC는 이같이 일가족이 지배하는 정당임을 받아들이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치러지는 구자라트 주 선거에서 만약 INC가 승리한다면 이 같은 가문 통치를 정당화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승리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란디프 수르제왈라 INC 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디 총리는 라훌 공포증을 앓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라훌은 전 인도인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총재 선출은 신구 세대의 열망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르제왈라 대변인은 이어 여당 내에 모디 총리의 당 장악에 반기를 든 정치인들을 열거하며 “모디 총리는 이들의 질문에는 언제 답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 4일 인도 뉴델리에서 라훌 간디(가운데) 인도 국민회의 부총재가 총재 선거 후보로 등록하기에 앞서 당 고위 인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INC는 전날 차기 당총재 선출을 위한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현 INC 부총재인 라훌이 단일 후보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NC는 후보 추천·등록 절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선거 없이 11일 라훌 후보의 당선을 공표한 뒤 총재 취임식 준비에 들어갈 계획으로 전해졌다.

현재 INC 총재는 라훌의 모친인 소냐 간디로 그는 1998년부터 지금까지 19년간 INC 총재를 지내고 있다.

라훌의 부친은 1991년 스리랑카 무장 단체 ‘타밀엘람 해방 호랑이’(LTTE)에 암살된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이고, 조모는 1984년 시크교도 경비원에 암살된 인디라 간디 전 총리, 증조부는 네루 간디 초대 총리다.

이들 모두 INC 총재도 역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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