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호 울산학연구센터장의 진행으로 발제자인 배은경 울산문화재센터장, 김성욱 문화재센터 부연구위원, 이상도 이사장, 이현정 울산암각화박물관 학예사, 황창한 부장 등이 토론하고 있다.

울산학연구센터 세미나 개최
울산내 발굴된 매장문화재서
지역의 과거와 현재 재조명
아파트 개발에 밀려 매립된
달천철장·연자도 유적 거론
기존유물 기획전시 필요성도

‘울산은 반구대 암각화로 남겨진 한반도 최초의 기록문화와 전국 최고의 청동기유적 밀집분포도를 보이는 역사문화의 보고다. 지난 반세기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진행된 근대화와 산업화로 울산은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담당했지만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대부분의 가치있는 유적들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채 수장되고 매립됐다. 앞으로의 문화재정책은 유적발굴에만 초점을 맞출게 아니라 발굴유적의 활용도를 미리 고민하고 이를 전 시민과 공유하는데 방점을 둬야 할 것이다.’

5일 신라스테이 울산에서 열린 울산발전연구원(원장 오정택) 울산학연구센터 세미나는 이렇게 요약된다. 세미나는 울발연 문화재센터가 15년간 발굴조사한 유적 중 대표유적 25개를 되돌아보고 각 유적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뒤 미래울산의 문화재정책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황창한 울산문화재연구원 부장은 “시민들의 문화재 인식은 바뀌어 가는데, 발굴현장은 오히려 개발논리에 더 좌지우지되는 분위기”라며 “청동기 ‘울산식 거주지’와 같이 학계가 인정하는 울산만의 특성을 살려줄 유적공원 조성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달천철장 유적이 울산의 대표적 유적활용사례가 될 수도 있었으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배은경 문화재센터장도 “문화재와 유적의 활용빈도가 낮은 것이 아쉽다”며 “발굴과 조사연구과정을 마친 유물은 일단 수장고로 들어가는데, 그 유물을 끄집어내 다시 보여주고 가치를 알리려는 행사가 더욱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 “진정한 울산의 문화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울산박물관과 함께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며 “수장고 속 엄청난 양의 유물을 특정 시기와 테마별로 나누어 울산만의 색깔을 띤 전시를 자주 기획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도 울산문화아카데미이사장은 연자도 유적(울주 당월리)을 예로 들며 “12~13세기 원나라의 침략기에 한해 울산호족들이 조성한 임시거처로 추정되면서 유적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아쉽게도 곧바로 매립 돼 사라졌다”며 “반구동 유적과 신항만 공사장 주변 등 현재로 훼손이 시시각각 진행되는 곳이 많으나 지자체의 보존안이 따라주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발굴조사 단계에서부터 차후 활용방안을 찾도록 전문가의 지속적인 제언과 이를 수용한 정책적 뒷받침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검단, 하대 등 지역 발굴기관 설립 이전에 발굴이 진행돼 중앙박물관이나 타 지역으로 반출된 문화재와 유물을 울산에서 좀더 자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정택 울산발전연구원장은 “울산학연구센터는 그동안 지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로 세미나를 열어 왔다”며 “시민들에게 조금은 멀게 느껴졌던 울산지역 매장문화재를 한 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