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영국 내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그렉 클라크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면담을 갖고 '한-영 원전협력 각서 체결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관섭 한수원 사장, 그렉 클라크 장관, 백 장관, 조환익 한전 사장.

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선진국 시장 진출을 겨냥해 공세적으로 이번 인수전에 나선 데다, 때마침 우리 정부가 ‘탈(脫) 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한전의 입지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6일 정부와 발전업계에 따르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개발사의 대주주인 일본 도시바는 한전을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논의를 사실상 완료하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전의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수주가 확정되면 우리나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처음으로 원전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영국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는 21조 원 규모로 차세대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개발사인 누젠(NuGen) 컨소시엄의 지분 60%는 일본 도시바가 보유하고 있다.

도시바가 가진 누젠 지분 가치는 3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2006년 원전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세계적으로 원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손실이 발생하자 원전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누젠 지분도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한전은 중국과 함께 유력한 매수자로 떠오르며 그간 치열한 인수 경쟁을 펼쳤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도시바는 타임 라인에 따라 빨리 움직이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는 리스크를 따져 신중하게 접근하는 상황”이라고 협상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영국 수출 원전 후보는 한국형 신형 모델인 APR 1400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델은 한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했으며 UAE에도 수출됐다.

APR 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인 ‘EU-APR’의 표준설계는 지난 10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 이미 유럽 수출길을 확보한 상태다.

EU-APR 표준설계는 APR 1400을 유럽 안전기준에 맞게 설계한 것이다.

조 사장은 “현지 관계자가 APR 1400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실무진끼리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사업자가 건설비를 조달하고 완공후 전기를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어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이 한전 수주의 마지막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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