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을 중심으로 끝없이 되풀이 돼 온 불법노점상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명품 해양복합신도시를 표방하며 들어선 울산 북구 블루마시티(강동산하지구)가 그 대상이다. 40개동 규모의 불법노점상들이 지구내 아파트 단지 상가 앞 도로에 진을 치면서 입주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구내 상권이 형성되기 전 아파트입주 때부터 하나 둘 모여들던 노점들이 어느새 어지간한 시장규모로 형성된 것이다. 아파트 건립·입주에 맞춰 곧바로 상권형성이 이뤄지지 않는 도시개발지역의 특성과 단속이 허술한 틈을 이용한 것이다. 또 상설 재래시장 이용이 어려운 입주민들의 사정도 한몫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일대 불법노점이 생계형 노점이라기 보다는 기업형 노점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관할 북구청이 지구 미준공을 내세워 관리를 외면하고 있는 사이 벌어진 일로, 선제적 행정대처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법노점은 무허가 시설로 음식을 조리하고, 도로든 보행로든 공공의 영역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 당연히 세금도 내지 않는다. 블루마시티내 불법노점상들도 마찬가지다. 반면 상가입주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에 인건비, 세금까지 부담하고 있다. 또 합법적인 유통질서 속에 숱한 위생점검과 유통기한 엄수, 직원 보건증 확보 등을 감수하고 있다.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일부 업주의 경우는 노점상때문에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하소연한다.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인구가 급증, 수요확대를 기대하며 입주했던 상인들의 기대가 일순간에 어그러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도시개발이 활발한 북구지역에서의 불법 노점문제는 비단 이 곳 만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농소3동 아파트 일대에 존재하다 북구 홈플러스 앞으로 이전, 영업해 오고 있는 일명 ‘아진장’이 있다. 명촌동과 화봉동, 신천동 등 다른 곳에서도 대규모 불법노점이 들어서 있다. 아진장의 경우 대형마트로 자부하던 홈플러스 내 푸드코트와 패밀리레스토랑이 이들에게 밀려 나갈 정도였다.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주민이 급증하고 있지만 상설 재래시장은 2~3곳에 불과한 북구 지역의 사정때문으로 기존 소규모 노점상인들이 전문 노점상단과 함께 주민 거주지에 장터를 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더 이상 뒷짐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강력한 단속이든,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양성화정책을 펴든 근원적 대책을 마련, 신속한 실행이 절실하다. 제대로 된 실태조사를 통해 상가 상인과 노점, 행정기관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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