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이 7일 국회를 찾아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의 개선과 지원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제공.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이 7일 국회를 찾아 국내 권역외상센터 체계의 개선과 지원을 호소했다.

이날 이 교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용과 도전’ 조찬 행사에 참석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 교수는 “제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의료계나 공직사회나 ‘이국종이 없으면 조용할 텐데, 밤에 헬기 안 띄워도 될 텐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귀순 북한 병사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병원 도착 이후 수술에 들어가기까지 한 시간이나 걸렸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교수는 “어떤 이유에서든 수술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1시간 이상 걸려 수술방에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한마디로 우리가 중동보다 의료 시스템이 못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날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석 선장의 수술 사진을 공개하며 당시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료계를 비판했다.

이 교수는 “당시 아주대 같은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를 데려다 쇼를 한다고 의료계에서 뒷이야기가 아주 심했다”며 “그런데 이 상태가 별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다.

또 이 교수는 “‘이국종 교수처럼 쇼맨십이 강한 분의 말씀만 듣고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료계의 ‘메인 스트림’(주류)이고 ‘오피니언 리더’다. 이런 분들이 장관님을 가지고 흔드는데, 총장님(해군참모총장 출신 김성찬 의원) 전 어떻게 해야 하나? 저는 아덴만 작전 때부터 이런 것에 너무너무 시달렸다. 이런 돌이 날아오면 저 같은 지방 일개 병원에서는 죽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명한 것은 저희가 안 나가면 (위급한) 환자들은 다 죽는다”며 “정말 슬픈 것은 소방헬기라도 타고 돌아다니는 노력이 이상한 사람, 나쁜 사람 취급을 받는 상황이 굉장히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는 국회 새해 예산안 심사에서 권역외상센터 예산이 53% 증액된 것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예산을 만들어줘 굉장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근데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들에게까지는 안 내려온다”며 “의원들이 좋은 뜻에서, (예산을 편성하지만) 밑으로 투영이 안 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날 이 교수는 일각에서 떠돌고 있는 정치권 영입설을 언급하며 “그런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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