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하며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행보가 우려를 낳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하며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은 단지 3개 종교의 심장부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민주주의의 심장부”라면서 “지난 70년간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그리고 모든 신앙심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고 숭배할 수 있는 나라를 건설했다”며 이스라엘을 치켜세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뇌관이었던 예루살렘 문제를 두고 미국이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주면서 아랍국가와 이슬람권이 극렬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미국 영사관 앞에는 1500명 가량의 군중이 몰려들어 반미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석자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살인자 미국.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 있는 미 대사관 앞에서도 비슷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미국 국기,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역시 반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교육부 장관은 휴교령을 내리고 가자지구와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지역 등지에서 개최되는 항의 집회에 참가하라고 교사와 학생들을 독려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서는 이스라엘을 공격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아랍국가와 이슬람권에서 반미·반이스라엘 시위가 일어남에 따라 중동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테러나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 역시 제기돼 미 대사관과 영사관은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앞서 미국은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반(反)이스라엘 성향이라며 지난 10월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다.

당시 미 국무부는 유네스코 탈퇴 이유에 대해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며, 유네스코의 체납금 증가, 유네스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때문”이라면서도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 역시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긴 했으나 결국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온 것을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예루살렘 발표에 다른 국가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 독일, 프랑스는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최종 합의 이전에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대사관을 이전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동 평화의 관점에서도 이 결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문제는 '2국가 해법'의 틀 안에서 해결돼야 하는 만큼 독일 정부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제리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프랑스는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며,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역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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