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삭감 이유는 대략 세가지 경우로 추려진다. 우선 정치적인 힘겨루기가 원인이 된다. 현 울주군수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 힘겨루기를 할 이유는 많지 않다. 하지만 물러나는 군수가 신규사업을 많이 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면 차기 군수에게 그 공이 넘어가는 것이므로 예산삭감 등의 극단적인 방법으로 반대할 이유는 없다.
또 다른 이유는 집행부가 사업추진 과정에서 의회와 군민들의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경우다. 이날 의원들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집행부와 다른 의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에 인공적 요소를 가미하는 것은 옳지 않다.” “복합웰컴센터 내에 많은 사업이 진행 중이므로 다른 사업들을 마무리하고 새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 “숙소와 식당 등의 기반시설 확충 없이 즐길거리부터 조성해서는 안 된다.” “방문객이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진정성이 엿보이는 의견들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하면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면서 즐길거리를 확충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려는 집행부의 사업계획에 대해 의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경우일 수도 있다. 예산이 삭감된 사업계획은 자연설치미술사업비 8000만원, 복합웰컴센터~홍류폭포 테마숲길 조성사업비 5억원 등이다. 자연환경을 정비하면서 숲길을 만들고 미술을 접목한 설치작품을 만드는 것을 과도한 인공시설물 설치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산을 관광자원화 하려면 숲길은 반드시 필요하다. 숲을 정비하는데 예술을 가미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만 지나치면 아니 한만 못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사업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
산악관광자원화는 자연훼손이라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수요를 고려해가면서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는 사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본적 인프라조차 없다면 산악관광 활성화는 시작도 할 수 없다는 양면성도 있다. 예결위가 남았다. 집행부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다시 한 번 되짚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