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보이콧해야” 주장에 체육계 “배신자로 몰지 말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직적인 도핑 책임을 물어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한 것과 관련, 러시아 정치권과 체육계가 유례없는 갈등을 표출했다고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고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막지도 않겠다”고 밝히기 전까지 러시아 정치권 인사들은 대부분 보이콧을 주장했었다.

러시아 축구연맹 집행위원이기도 한 이고리 레베데프 의회 부의장은 “IOC의 출전 금지 결정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완전한 불참”이라고 말했다.

민족주의 성향인 자유민주당(LDPR)의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대표도 IOC 결정을 “정치적인 스포츠 인종차별주의적 결정”이라고 폄하했다.

친푸틴 성향인 나탈리야 포클론스카야 의원은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VK’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위대한 조국의 깃발을 아래에서만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 여자 세단뛰기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욜란다 첸은 현지 TV와 인터뷰에서 “비난받아야 할 정치인들이 지금 올림픽 출전 준비를 하는 선수들을 배신자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첸은 또 “진정한 배신자는 지난 2년간 우리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손가락도 까딱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 애국심을 부르짖고 있지만 진정한 애국자는 그들이 아니라 국가의 명예를 위해 국기와 국가도 없이 출전을 준비하는 우리 선수들”이라고 주장했다.

평창 올림픽 출전을 위해 지난 4년간 피땀을 쏟은 러시아 선수들 대다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에 공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피겨 황제’로 불렸던 예브게니 플루센코도 “내가 그들(선수들)의 입장이라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예브게니 플루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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