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탈피위해 방북 수용 가능성…성사시 北의 평창올림픽 참가 긍정 신호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6월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IOC 위원장 환영만찬에서 장웅 IOC 위원과 만나고 있는 모습,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방북을 수용할지 주목된다.

IOC는 바흐 위원장의 방북 문제를 북측과 협의하고 있으며, 방북이 연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8일 “IOC가 바흐 위원장의 방북에 상당히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은 우리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토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북한의 참가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우리 정부와 IOC가 의기투합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추진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북한의 도발이 거듭되면서 일각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도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방북이 성사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안다”고 전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 성사 여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그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좌절된다면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 목적이 분명한 상황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에 부정적이라면 굳이 그를 평양으로 불러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 지난 10월 31일 오후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인수식에서 성화를 대제사장 카테리나 레후가 채화하고 있는 모습.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달 29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 형 발사 직후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수용한 점에 비춰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정상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바흐 위원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수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면서 “순수 체육계 인사이니 부담이 적은 데다 미국에서 다시 선제타격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북한 참가에 대한 IOC의 구체적인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방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바흐 위원장이 아닌 IOC 내 그 아랫급 인사가 평양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IOC는 북한이 참가 의사만 있다면 각 종목 국제연맹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는 한편 참가에 따르는 비용도 모두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북한의 참가를 유도해 왔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의 방북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은 올림픽 개막 직전에서야 한반도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참여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긍정적이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북한의 대회 참가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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