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고래 사체 잇단 발견…처치 곤란에 그대로 두기도

▲ 고래를 옮길 작업 준비하는 사람들.[출처: 서호주 해안 마을 '홉튼번영회' 페이스북]

호주의 지역 당국들이 최근 조류를 따라 해변에 잇따라 나타나는 거대한 고래 사체들 처리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8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서부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유명 해변에는 길이 18m, 무게 약 55~60t으로 추정되는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이 고래는 지난주 암초에 걸린 채로 첫 모습을 드러낸 뒤 주말에 조류를 따라 해변으로 떠밀려왔다.

보기 드문 큰 고래 사체인 만큼 주민들이 놀라 달려왔고 곧이어 홉튼 지역 주민들은 처리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홉튼번영회 일원인 리사 윌슨은 “고래가 암초에 걸려 있는 동안 상어 몇 마리가 나타나 그 주변을 돌기도 했다”라고 채널7 방송에 말했다.

지역 당국은 고래 사체를 방치할 경우 상어를 끌어모을 수 있고,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드는 만큼 해변 이용객이 점차 많을 것으로 판단해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 작업을 하는 중장비들.[출처: 서호주 해변 마을인 '홉튼번영회' 페이스북]

이번 주초부터 시작된 작업은 시행착오 끝에 불도저를 포함해 여러 대의 장비를 이용, 거대한 고래 사체를 방수포와 하역 망으로 감싸는 데 힘겹게 성공했다.

계획대로 라면 사체를 해변 위쪽으로 500m가량 끌어올려 대형 트레일러트럭에 실은 뒤 다른 지역으로 옮기게 되며, 이 작업은 8일에야 끝날 예정이다.

지역 관계자들을 과거에 두 차례 이런 일이 있었고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면서 해변 이용객들에게 상어 출현 가능성에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도 호주 멜버른의 인근 해변에 길이 14m의 브라이드 고래(Bryde’s whale) 한 마리가 죽은 채 흘러온 일이 있다.

이 고래 사체는 이번과 달리 접근이 어려운 낭떠러지 밑에 있었고, 지역 당국은 사체를 조각내거나 폭파하는 방안까지 고민했으나 결국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악취를 부르거나 상어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지역 사회나 환경, 작업자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위험을 줄 수 있다고 결론 내려졌기 때문이다.

▲ 고래 사체를 이동시키기 위해 대기 중인 트레일러트럭. [출처: 서호주 해변 마을 '홉튼번영회' 페이스북]

지난 9월에도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는 길이 12m, 무게 18t의 혹등고래를 너무 커 이동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변에 묻었다가 다시 파내는 일도 벌어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 해변에 묻힌 고래 사체로 인해 상어가 몰려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자 주 당국은 5만 호주달러(4200만 원)를 들여 고래 사체를 옮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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