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야누코비치 前우크라 대통령 측과 공모해 정권찬탈 시

▲ 미하일 사카슈빌리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州) 주지사에서 쫓겨난 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탄핵 운동을 이끌고 있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통령이 8일 저녁(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현지 당국에 체포됐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이날 "수사당국의 수배를 받는 사카슈빌리를 키예프 시내에서 체포해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카슈빌리가 러시아에 망명 중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우크라이나 대통령 측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야권 시위를 주도하는 등 정권찬탈을 시도했다며 범죄조직(야누코비치 지지 조직) 지원과 비호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

사카슈빌리는 앞서 지난 5일에도 자택에서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요원들에 체포됐으나, 검찰 연행 도중 약 200명의 지지자가 호송차를 부수고 그를 구출해 낸 바 있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우크라이나 의회 인근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집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의 반역자인 포로셴코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러시아와 부패한 공모를 하고 있다"면서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일당을 위해 일하는 포로셴코를 물러나게 하도록 의회에 평화적 방법으로 압력을 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2기에 걸쳐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3선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못다 이룬 친서방 개혁 구상을 펼치려던 그는 2015년 5월 역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던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오데사 주지사에 임명됐다.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국적을 부여받은 그는 그해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했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지난 9월 중순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포로셴코 정부 내 부패 관료들이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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