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2018년도 신춘문예 예비심사 완료

▲ 지난 9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심사위원들이 2018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예비심사를 하고 있다. 올해 본사 신춘문예에는 총 797명이 2566편의 작품을 접수해 66명의 작품 173편이 본심으로 넘겨졌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소설
다양한 주제의 응모작 83편
해양·SF 등 장르물들 눈길


상투적 서술방식들 아쉬워
절실함 돋보이는 작품 선택

시조
사회적 문제점 시제화 주목
내재율과 완성도 중점 평가

동화
신선한 자극될 작품 드물어
선명한 주제의식 우선 살펴

동시
유치한 수준 작품 거의 없어
일부 작품들 기본기 돋보여

희곡
사회문제 관심·고민에 박수
인물 구축에 뒷심 달리기도

2018년도 경상일보 신춘문예 예비심사가 지난 9일 본사 8층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올해 본사 신춘문예에는 총 797명이 2566편의 작품을 접수했다. 그 가운데 66명의 작품 173편이 본심으로 넘겨졌다.

각 부문별로 접수된 작품 수는 시 1378편(321명), 시조 297편(77명), 소설 83편(81명), 동화 63편(61명), 동시 654편(171명), 희곡 91편(86명) 등이다. 이 중 예심을 통과한 작품은 시 74편(19명), 시조 49편(13명), 소설 11편(11명), 동화 8편(8명), 동시 23편(7명), 희곡 8편(8명)이다.

올해는 588명에 1916편의 작품이 접수됐던 지난해 수준에 비해 참가 인원과 작품수 모두 대폭 늘어났다. 자아성찰과 인문학의 중요성이 부각된 시기와 맞물려 전국의 문학도들이 시대와 세상을 향한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저마다의 창작세계에 심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참가자와 작품 수의 동반상승은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의 상승효과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사전 심의 과정 또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는 이달 중 최종 심사위원들을 초빙해 엄정한 심사를 가진 뒤 내년 1월1일 신년호에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문별 예비심사위원들의 평을 정리한다.

◇소설(정영선·강성민)

소설부문 응모작은 83편이며 작품에 드러난 공간은 서울, 토론토 등 다양했지만 경주, 울산, 부산 등 가까운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것도 많았다. 소설의 내용은 연애, 비정규직, 노인의 삶 등 현실의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 많았는데 드물게 해양과 SF 등 장르성을 띤응모작도 있었다. 주제의 다양함에 비해 주제를 드러내는 서술전략은 평이한 편이었다.

◇시(이영주·김재홍)

아름다운 마음이 시의 출발이고 시의 내면이지만 그 것이 상식에 머물거나 형식을 그대로 답습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자연대상물을 상투적인 방식으로 끌어오게되면 시를 통해 드러내고 싶은 세계는 축소될 위험이 있다. 많은 작품들이 그러한 위험 속에 놓여있었다. 자기고민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재구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하나 아쉬운 점은 작품 간의 편차가 많아 신뢰여부를 고민하게 했다. ‘왜 시를 쓰는가’에 대한 절실한 질문이 돋보이는 작품들에 손을 들어주게 됐다. 시는 기교나 형식이 따로 있는 것이라기보다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자신의 절박함에서 발생한다. 시가 될 수밖에 없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는 것, 그 목소리의 흐름을 따라 미지를 향해 나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시조(전정희)

응모작들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대변하듯 실업일기라도 읽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시종 우울하다. 상투적이고 관념적인 시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 잘 읽혀지고 이야기를 엮어가는 몇몇의 솜씨가 눈에 띄었다. 이들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잘 포착해 시제로 쓰는 점이 놀라웠다. 신춘문예 당선작품이 문학도들에게 효시가 된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기며 한 편 한 편 눈여겨 읽고 깊이 생각했다. 한 편의 작품에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한 편이 천편일률적이라는 말을 맏는 편이다. 한 편에서도 충분하게 보인다는 말이 정확할 것이다. 시 한편에 베트남 전쟁사가 다 들어가는 영화같은 시가 있으니 말이다. 이미지와 이야기의 전개, 내재율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중점적으로 보았다.

◇동화(조경숙·심상우)

동화는 어린이가 읽는 문학작품이기에 그에 걸맞은 언어와 표현, 차분한 문장전개, 선명한 주제의식을 우선적으로 살펴봤다. 파격적인 소재와 기존 동화작품에 신선한 자극을 줄만한 작품이 드물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본심으로 올린 작품은 8편으로 어느 정도 문장이 안정되어 있고 어린이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작품을 가려뽑았다. 신선한 소재 발굴과 능숙한 문장 표현, 다양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와 한국 아동문학계를 별처럼 빛내 주기를 바란다.

◇동시(박승우)

응모작을 읽으며 동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치한 수준의 작품은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눈에 확 띄는 작품도 드물었다. 익숙하고 교훈적인 작품이 많았다. 생활동시들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그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할머니와 어머니를 소재로 다룬 작품들이 많았는데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서 아쉬웠다.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들 역시 예쁘게 쓰려하는 한계를 보였다. 직관력이 뛰어나거나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이 많지않아 아쉬웠지만 몇 몇의 작품은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작품에 대한 도전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희곡(백하룡)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소재로 한 희곡들이 주를 이루었다. 희곡작가 지망생에게 시대에 대한 고민과 관심은 당연하고 주요한 덕목이겠다. 다만 소재나 주제에 대한 고민에 비해 인물을 구축하고 연극적 언어로 수월하게 이끌어가는 작업은 드물어 보였다. 수고한 지망생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면서도 희곡이란 치열한 갈등의 장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정리=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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