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필리핀 남부 지역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 소탕을 위해 선포된 계엄령이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지 GMA뉴스와 ABS-CBN 방송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의회에 이달 말 끝나는 계엄령 발동 기간의 연장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필리핀 군과 경찰은 IS 추종세력의 테러 위협 종식과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의 원활한 재건을 내세워 계엄령 1년 연장을 건의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IS 추종반군 마우테가 소도시 마라위를 점령하자 필리핀 국토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민다나오 섬 전체에 계엄령을 선포했으며 7월에 의회 승인을 받아 이를 5개월 연장했다.

상원과 하원은 조만간 합동 본회의를 열어 계엄령 연장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상·하원 모두 친두테르테 진영이 장악하고 있어 계엄령 연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군이 지난 10월 말 마라위 시에서 반군 토벌작전을 끝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하지 않고 오히려 연장을 추진하자 반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권의 에드셀 라그만 하원의원은 헌법상 계엄령 발동 요건인 반란이나 침략이 없는 상황에서 계엄령을 연장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셔윈 갓찰리안 상원의원은 계엄령이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안한 나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 인권위원회의 로베르토 카디스 위원은 계엄령 연장이 ‘스트롱맨’(독재자) 통치의 서곡이 될 수 있다며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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