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어느 창이 더 날카로운지 보자.』 10일(이하 한국시간)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축구국가대표팀의 샌디에이고전지훈련에서 두 일본파 최전방 공격수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과 최용수(29.제프이치하라)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대결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소속팀의 사정때문에 9월 나이지리아전 이후로 A매치(대표팀간 경기)에 동반 출장하지 못해 실력을 비교할 기회가 없었던 이들이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칠 선의의 경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각각 94년과 98년 월드컵에서 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뛰며 90년대 한국최고의 골잡이로 인정받다 무대를 일본으로 옮긴 황선홍과 최용수는 나름의 카리스마를 갖춘전형적인 최전방 센터포워드다.

 황선홍이 노련미와 위치선정능력, 폭넓은 몸놀림을 통한 찬스메이킹 능력 등에장점이 있다면 최용수는 페널티박스내에서의 파괴력있는 움직임과 강력한 슈팅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은 경쟁관계를 묻는 질문에 하나같이 『서로 도와서 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손사레를 치지만 불행히도(?) 최근 대표팀의 전형이 좌우 날개공격수를 둔 3-4-3으로 사실상 굳어지면서 공격진을 리드할 최전방 중앙공격수는 한자리 뿐이다.

 히딩크 사단이 출범한 지난해 초부터 8월 유럽전지훈련까지만 해도 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는 황선홍이 독보적이었다.

 황선홍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멕시코전과 호주전에서 1골씩을 잡아내는 등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독보적인 활약을 하면서 「그래도 황선홍」이라는게 중론이 됐던것.

 하지만 그간 히딩크의 관심밖에 있던 최용수가 J-리그에서 보인 득점력을 발판으로 9월 나이지리아전때 다시 부름을 받으면서 황선홍의 독보적 위치는 위협받기시작했다.

 최용수는 나이지리아전 1차전에서 1골.1도움을 잡아낸데 이어 황선홍이 빠진채치른 11월 크로아티와와의 2차전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활약을 펼치며 팀플레이기여도와 경기운영능력에서 과거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던 것.

 『90년대회부터 월드컵에 나선 선홍이형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최용수나 『최용수를 비롯한 후배들의 빠른 성장이 놀랍다』는 황선홍 모두 말보다는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차분히 「6월반란」의 주역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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