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데서 이상행동 보이면 저체온증 의심하고 119에 신고해야

▲ 부산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는 등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친 12일 오전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한 상인이 주전자로 얼어붙은 손을 녹이고 있다.

영하 7도 이하에 레포츠 활동 땐 동상 대비 필요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랭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41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에서 1명이 사망했다.

한랭질환자 중에는 저체온증이 30명(73.2%)으로 다수였다.

저체온증은 보통 체온이 섭씨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로 정의한다.

저체온증은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 증상만으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다만, 지나치게 몸을 떨거나 피부가 차고 창백해지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몸의 중심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는 심각한 저체온증에 빠지면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알 수 없는 감정의 변화로 짜증을 내고 발음이 부정확해질 뿐 아니라 권태감, 피로 등을 호소하면서 자꾸 잠을 자려고 한다.

심지어 날씨가 추운데도 옷을 벗는다거나 몸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저체온증은 빠른 조치가 중요하다.

추운 장소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어 있거나 혹은 심하게 몸을 떨면서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먼저 저체온증을 의심해야 한다.

저체온증 의심환자를 발견하면 우선 119에 신고하고, 마른 담요나 이불 등으로 감싸줘야 한다.

더는 중심체온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담요로 덮어주면 시간당 0.5도에서 2도의 중심체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가벼운 저체온증에 효과적이다.

이때 사지보다는 몸통 중심부가 따뜻해지도록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 말단부위를 가온시키면 환자의 말초혈관이 수축한 상태에서 혈관이 팽창되면서 말초의 차가운 혈액이 갑자기 심장으로 흘러들어와 쇼크를 조장할 수 있다.

따라서 담요, 전기담요, 외투, 침낭 등을 환자에 덮어주되 겨드랑이나 배 위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이런 도구들이 없다면 사람이 직접 껴안는 것도 효과적이다.

환자에게 따뜻한 음료수를 먹이는 건 신중해야 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은 한파에 몸을 녹이려고 마시는 술이 되레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렇게 생긴 열은 결국 피부를 통해 빠져나면서 체온을 더욱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음주 상태에서 한랭질환으로 발견된 경우가 34.1%(14명)나 됐다.

▲ 저체온증 증상(CG).

한파에는 동상도 주의해야 한다.

동상은 기온이 낮은 환경에 노출된 피부조직 안의 수분이 얼어 세포막을 파괴해 조직이 손상을 입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젖은 옷을 입고 있거나 차가운 금속에 장시간 닿아 있을 때는 열 손실이 커 진행이 빨라진다.

미국 정형외과학회에서는 기온이 영하 7도 이하로 떨어지고, 바람이 시속 36㎞ 이상으로 불면 불과 몇 분 만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행과 스키, 낚시 등의 레포츠 활동을 즐기는 사람뿐 아니라 군인들에게서 아직 동상 발생이 잦은 편이다.

동상은 화상과 비슷하다.

가렵고 빨갛게 부어오르는 정도에서부터 수포가 발생하기도 하고, 심하면 근육이나 뼈까지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동상을 입었을 때 병원을 빨리 찾는 게 중요하지만, 이게 어렵다면 먼저 적당한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동상 부위를 즉시 40도 정도의 물에 20~30분간 담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또 환자를 빨리 따뜻한 곳으로 옮긴 후 동상 부위를 압박하는 옷, 양말, 구두 등을 벗겨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

이후 동상 부위를 다소 들어 올려주고,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병원으로 서둘러 이송해야 한다.

조심해야 할 것은 동상에 걸린 부위를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불에 쬐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감각이 둔해진 상처 부위에 이차적인 상처나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상으로 생긴 물집도 터뜨리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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